자유한국당 "분열적인 역사관만 강조, 우려 돼"
"민생추락에 사과나 반성없어…국민 배려 부족"
바른미래당 "국민만 갈라놓는 역사 논쟁 촉발"
"반쪽자리 역사관·공허한 한반도 구상 거슬려"
【서울=뉴시스】정윤아 기자 = 보수 야권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제100주년 3·1절 기념사에 대해 '빨갱이 기념사'라고 평가 절하한 뒤 '분열적 역사관, 헌법 가치에 대한 물 타기'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선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과소평가됐다"며 "또 분열적인 역사관이 강조된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특히 현 정권 들어 공화주의, 법치주의가 흔들린다는 국민적 걱정과 민생추락에 대한 한마디 사과나 반성도 없었다"며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으로 일관한 건 국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3·1독립선언서에서 보듯이 폭압적인 일제치하에서도 남을 탓하기보다 자기건설을 강조하며 미래지향적인 세계관을 제시한 선열들의 거룩한 뜻을 현 정권은 되새겨야 한다"며 "또 이를 바탕으로 정권내부의 혁신을 통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대통령 기념사에서 반쪽자리 역사관과 공허한 한반도 구상을 보는 게 거슬린다"며 "3·1정신을 계승해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을 갈라놓는 불필요한 역사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기념사에 나온 '빨갱이'어원 풀이는 이미 철지난 빨갱이라는 말을 되살려내 오히려 거꾸로 색깔론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라며 "대통령의 '빨갱이는 친일잔재'라는 말은 현재와 미래가 아닌 과거에 대한 것으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헌법 가치에 엉뚱한 물 타기를 하고 있다"며 "아울러 대통령 기념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결렬됐음에도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 한반도 구상의 공허함이 더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며 "사상범과 빨갱이는 진짜 공산주의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았다.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까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됐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며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강조하며 청산해야할 친일잔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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