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베트남 공장, 당초 김정은 위원장 시찰 후보지로 거론
기대감 낮았지만 방문 불발되면 일각에서 아쉬움도 감지돼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28일 합의 없이 끝난 가운데, 국내 경영계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현지 공장 방문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한 아쉬움도 감지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27~28일 북미정상회담 기간 중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이나 LG전자 공장을 방문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며 내부적으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김 위원장의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약간의 허탈함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가능성이 높지 않았지만, 만약 김 위원장의 우리 기업 공장 시찰이 성사됐다면 그 자체로 북한의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를 극적으로 드러낸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랬다면 한국 기업의 대북 투자 분위기가 조성됐을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은 애초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을 높다고 보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등의 현지 공장 측이 김 위원장의 방문에 대한 공식 요청을 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만약 방문했다면 경제 개혁·발전에 대한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셈이므로 큰 화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도 일찌감치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보도를 한 바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26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 방문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지난 24일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26일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내려 자동차로 하노이까지 이동하는 중간에 경제시찰을 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동당 역에서 하노이까지는 약 170km로, 도로 통제가 이뤄질 경우 3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있다. 이 구간에 바로 박닌성 옌퐁공단이 있다. 공단 내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공장 뿐만 아니라 오리온, 락앤락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산시설들이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6일 하노이 도착 이후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 있는 하이퐁 지역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번 베트남 방문 일정 동안 삼성·LG 공장을 방문하는 경제 시찰 일정을 가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노이 북동쪽 박닝선 옌퐁공단에 위치한 삼성전자 SEV(Samsung Electronics Vietnam) 법인은 2008년 설립됐다. 삼성의 베트남 주력 사업장인 이 곳은 15만평의 부지에 휴대전화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하이퐁에 통합 생산공장을 두고 해당 공장에서 TV, 세탁기 등 가전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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