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초고속' 당대표 우뚝…총선·보수통합·계파갈등 '과제'

기사등록 2019/02/27 20:52:36

내년 총선 성적표가 정치생명 1차 가늠자

보수대통합 방안, 계파 갈등 해법도 관심

【고양=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되 황교안 대표가 수락연설을 위해 앞으로 나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2.27.since1999@newsis.com
【고양=뉴시스】박준호 기자 =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지 갓 한 달이 지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평당원' 신분에서 제1야당의 '수장'으로 한 번에 등극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법조인 출신 공직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문제는 전당대회 다음이다. 우선 황 대표의 앞에는 가장 큰 과제로 총선이 놓여 있다. 총선 성패가 정치 생명을 가늠하는 결정적 시험대가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 의석수 113명을 보유한 한국당은 지난 제19대 대선과 6·13지방선거의 연이은 참패로 내년 총선에서는 'TK(대구경북) 보수당'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한 설욕을 잔뜩 벼르고 있다. 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은 물론 수도권, 충청, 강원 등 전국적으로 당세(黨勢)를 불려나가는 게 당내 의원들의 주된 관심사다.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하고 원내 제1당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해야 하는 만큼 당의 고정지지층인 보수우파 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도층의 표를 얻지 못하면 전국 단위의 선거는 이길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지 44일째인 황 대표가 이런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층이 갖고 있는 당심(黨心)과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가 반영된 민심(民心)의 큰 괴리는 황 대표의 총선 전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는 당 지지층에게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은 반면, 일반 국민 조사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뒤쳐졌다.

결국 황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토끼' 뿐만 아니라 '산토끼'까지 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가 한국당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당 내에서는 황 대표가 수도권 압승 전략으로 '오세훈 카드'를 꺼내지 않겠냐는 말도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대통합도 황 대표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전당대회 선거운동에서 보인 행보를 고려하면 황 대표가 염두에 둔 보수대통합은 이른바 '빅텐트론'으로 집약된다. "자유우파 진영 모두가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서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빅텐트'가 당 대 당 통합 혹은 의원 개별 영입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새로운 신당 창당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고양=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후보가 김병준 비대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2019.02.27.since1999@newsis.com
당 대 당 통합은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과 보수성이 매우 강한 대한애국당이 거론된다. 다만 바른미래당에는 진보 성향의 국민의당계 의원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 중진 조원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대한애국당의 경우 오히려 한국당 내에 거부감을 가진 의원들이 있어 당내 분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적지 않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큰 건 의원 개별 영입을 통한 보수 몸집 불리기다. 탄핵 국면에서 쪼개져 나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우선 복당시키고 이언주 의원처럼 진보정당 출신이지만 보수성을 지닌 의원들을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당의 해묵은 계파갈등을 시급히 정리하는 것도 황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탄핵 이후로 극명하게 갈린 계파 간 간극의 차이를 줄이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한국당 내 계파는 친박(親朴·친박근혜)과 비박(非朴·비박근혜),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배박(背朴·배신한 친박)은 물론 복당파, 잔류파 등 '박근혜'를 중심으로 나뉜다. 계파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는 당내에 드리운 '박근혜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불가피한 수순이어서 친박계와 태극기부대를 중심으로 당 안팎의 거센 반대에 부딪칠 수 있다.

황 대표가 통합을 명분으로 친박계와 비박계 간 상처 봉합에만 급급하고 당내에 내재된 갈등을 방치해둘 경우 내년 총선에서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계의 강한 지지를 업고 당선된 황 대표가 대표 취임 후 친박계에 계속 휘둘릴 경우 당은 물론 자신의 정치 생명에도 치명적인 만큼 총선이 다가오기 전에 친박계에 칼을 휘두르거나 내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가 친박계의 입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일부 강성 친박계 의원은 당 방침이 마음에 안 들면 탈당을 거론하는데 신당 창당이 현실화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황교안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하는 걸로 봐선 보수대통합을 나서겠다고 하고 바른미래당과도 통합까지 얘기하는 것을 보면 과거를 따지지 않고 일단 보수 대통합으로 갈 것 같다. 총선을 속단하기는 아직 빠르다"고 관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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