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미중 무역 합의…지재권·통화·관세 등 포함

기사등록 2019/02/26 17:03:39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 단계적으로 확대

위안화 가치 안정적 유지 합의도 이뤄질 듯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 승인 완화

【부에노스아이레스=신화/뉴시스】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갈등은 이날 회동을 통해 휴전으로 일단 봉합됐다. 2018.12.0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기한을 연장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3월 정상회담을 예고하면서 양국간 무역 전쟁을 종식시킬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몇 주 동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가능한 거래의 윤곽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이 타결될 경우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 ▲지식재산권 ▲통화 안정성 ▲규제 완화 ▲산업 보조금 ▲관세 철폐 ▲이행 강제 조치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은 우선 미국산 대두(콩), 옥수수, 밀, 쇠고기, 가금류 등의 구매를 단계적으로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 진행 과정에서 미국 농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어 보상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대두 1000만t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상품들에 대한 구체적인 구매량은 협정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온 지식재산권 보호 관련 합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자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 강제 이전을 억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와 법 체계를 얼마나 바꿀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합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 동안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통화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와 함께 중국은 생명공학, 화학 등의 분야에서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승인을 완화하고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금융 서비스 시장의 개방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보조금 지급은 중국 산업 육성 정책의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가장 까다로운 이슈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가 강한 만큼 중국이 일부 개혁 조치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은 합의가 이뤄질 경우 관세 인상 계획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협상 시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다는 계획이었다. 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267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부과 중인 관세를 그대로 둘지, 철폐할지가 관건이다.

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줄곧 강조해온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중국의 협정 준수 여부와 미국의 관세 완화 절차를 연동하는 것이다.

무역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타깃이 된 화웨이나 푸젠진화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FT는 이 문제가 구속력 있는 문서에 명시되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일환으로 화웨이와 푸젠진화에 대한 기소를 취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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