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판문점 협상' 촉각…"北과 엄청난 진전" 윤곽 나오나

기사등록 2019/02/01 16:54:01

비건 대표 방한 이도훈 본부장과 실무협상 협의

4일 판문점서 북미 실무접촉 가능성에 주목

회담 장소 베트남 하노이 또는 다낭으로 굳어져

영변 핵시설 폐기 주요 의제로 테이블 논의될 듯

"비핵화 협상 '스몰 딜'로 갈지 예단하기 어려워"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2층 로비에서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2019.02.0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초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발표하겠고 예고하고 실무협상이 곧 가동되면서 정상회담을 향한 시계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다음주 초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장소에 대해 "여러분 대부분이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1순위로 거론됐던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휴양지인 다낭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와 우리 외교부도 오는 3일 서울을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4일 만나 북미 후속 실무협상 관련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 준비와 비핵화 세부사항 조율을 위한 북미 실무회담 대표 간 실무협상이 본격 개시됐다.

비건 대표와 북측 카운트파트인 김혁철 전 주 스페인 북한 대사가 만날 북미 실무협상 장소는 판문점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2019.02.01.
다만 북한 측이 밀접한 대화를 위해 평양을 실무협상 장소로 제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어 비건 대표가 평양행을 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과 상시 소통의 문제점이 있고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실무협상에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출퇴근을 하면서 협상을 한 적이 있어 판문점이 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또 이번 북미간 실무협상에서 2월 말 정상회담을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출국 전 스탠퍼드 대학 강연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인 신고가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를 약속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우리 정부도 2월 남은 한 달이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디테일을 결정하고 향후 북미회담의 방향을 결정할 관건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북핵 문제 당사자로서 우리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다음 주 실무협상에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간 단계로 영변 핵시설 폐기가 주요 의제로 테이블에 올려질 것으로 보여 세부계획과 이행범위에 대한 북미 간 사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월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 대 연설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김혁철 전 주 스페인 대사라고 공식 확인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맨 앞부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김 부위원장,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아태평화위) 부위원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김혁철 전 주 스페인 대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아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2019.02.01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문제가 우선적인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며 미국도 이와 관련된 상당한 상응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 상당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가 (실무협상에서) 서로 카드 맞추기를 해야 한다. 영변 핵시설을 기본 의제로 두고 논의하는 것은 협의가 된 것 같다"면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신고, 검증, 폐기를 한다고 하면 미국이 부분적 제재 해제를 얘기할텐데 북한이 하는 조치에 따라 더하기 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다만 "비핵화 협상이 '스몰 딜'로 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북한도 카드를 어떻게 바꿀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미가 협상을 해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shoo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