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 방한 이도훈 본부장과 실무협상 협의
4일 판문점서 북미 실무접촉 가능성에 주목
회담 장소 베트남 하노이 또는 다낭으로 굳어져
영변 핵시설 폐기 주요 의제로 테이블 논의될 듯
"비핵화 협상 '스몰 딜'로 갈지 예단하기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다음주 초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장소에 대해 "여러분 대부분이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1순위로 거론됐던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휴양지인 다낭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와 우리 외교부도 오는 3일 서울을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4일 만나 북미 후속 실무협상 관련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 준비와 비핵화 세부사항 조율을 위한 북미 실무회담 대표 간 실무협상이 본격 개시됐다.
비건 대표와 북측 카운트파트인 김혁철 전 주 스페인 북한 대사가 만날 북미 실무협상 장소는 판문점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미국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또 이번 북미간 실무협상에서 2월 말 정상회담을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출국 전 스탠퍼드 대학 강연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인 신고가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를 약속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우리 정부도 2월 남은 한 달이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디테일을 결정하고 향후 북미회담의 방향을 결정할 관건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북핵 문제 당사자로서 우리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다음 주 실무협상에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간 단계로 영변 핵시설 폐기가 주요 의제로 테이블에 올려질 것으로 보여 세부계획과 이행범위에 대한 북미 간 사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가 (실무협상에서) 서로 카드 맞추기를 해야 한다. 영변 핵시설을 기본 의제로 두고 논의하는 것은 협의가 된 것 같다"면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신고, 검증, 폐기를 한다고 하면 미국이 부분적 제재 해제를 얘기할텐데 북한이 하는 조치에 따라 더하기 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다만 "비핵화 협상이 '스몰 딜'로 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북한도 카드를 어떻게 바꿀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미가 협상을 해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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