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미 소통 채널로 평가 전달 '문안' 작업 시작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2차 방미 보고가 있은 후 대미 소통 채널을 통해 미국에 긍정적인 평가를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김 부위원장의 김 위원장 보고 이후 북미 간 의제와 관련한 의견 교환이 있었고, 이후 공동문안 작업을 시작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김 부위원장으로부터 미국 방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고 받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관련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조미수뇌상봉에 큰 관심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한 비상한 결단력과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워싱턴D.C.에서 김 부위원장을 만났을 때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구상과 더불어 체제 보장에 관한 생각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관계 설립' 가능성을 읽은 김 위원장이 호의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북미가 공동선언문 문안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거라는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나서게 된다. 북한에서는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실무협상을 맡았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더불어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함께 대응할 거라는 관측이다.
최고위급에서 긍정적 기류가 형성됐다고 하더라도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실무협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입구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단계별 범위와 속도를 구체적으로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써 어느 정도의 제재 유연화를 해줄 수 있을지다. 여기에 북한은 체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도 원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마련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비핵화 로드맵에는 입구 조치로써 북한이 영변 핵시설 동결과 사찰을 수용하고,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는 정도의 문안이 담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제재 완화가 핵심 의제이긴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안에 넣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에 관한 문제까지 의제에 넣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등가교환 카드가 마땅치 않을 경우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같은 행정조치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의 보고를 받고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며 미국 측의 제안이 완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기도 했으나, 2차 북미회담을 공식화하며 미국 측에서 언급한 '2월말 개최'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이 소식통은 "북한과 미국 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막바지 협상은 이제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며 "북한이 사찰단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나아가 영변 핵시설 중에서 상징적 위치에 있는 핵심 시설을 폐기할 용의가 있는지, 반대로 미국이 북한의 체제안전을 담보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를 어디까지 낼 수 있을지 등이 실무협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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