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프라테스강의 서안에 위치한 만비지는 시리아와 남부국경을 접한 터키군이 곧 국경을 넘어 현재 장악중인 쿠르드 민병대를 축출하겠다고 공언해온 터키-쿠르드 충돌 우려 지역이다.
이날 시리아군의 만비지 입성 발표는 쿠르드족 반군이 터키의 월경 공격 및 포획을 막기 위해 그간 대적해온 시리아군에게 자신들이"만비지를 나갈테니 만비지에 들어와 터키군 진입을 막으라"고 말한 지 10분만에 나왔다.
시리아군과 쿠르드족 반군 간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2015년부터 파견된 2000명의 미군 중 상당수가 만비지 부근에 주둔하고 있다. 미국의 나토 동맹인 터키와 미국의 대 이슬람국가(IS) 소탕전 파트너인 쿠르드족 반군이 서로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완충용의 주둔지를 세운 것이다.
국내 쿠르드계의 분리독립 무장 투쟁을 30년 넘게 저지해온 터키는 쿠르드족 주축의 시리아 반정부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 및 인민수비대(YPG)를 '테러' 조직 쿠르드노동당(PKK)의 하부 조직으로 보고 있다. 만비지는 YPG가 장악해왔다.
미군은 2017년 여름 쿠르드족 반군 세력을 앞세워 시리아 IS 본거지인 락까를 탈환했으며 이후에도 SDF 및 YPG와 친밀하고 돈독한 공조 관계를 유지해 터키의 불만을 샀다.
이에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2일 "곧 터키군을 시리아 땅으로 내려보내 쿠르드 YPG를 몰아내고 말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은 터키에게 '시리아 국경 월경 및 쿠르드족 공격' 방침을 철회할 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시리아 주둔 미군 2000명 전원을 즉각 철수한다고 선언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이 결정 전에 에르도안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쿠르드족 반군의 만비지 자진 철수는 터키의 월경 공격 및 미군의 철수 방침에 대한 쿠르드족의 고육책 대응으로 보인다.터키에 내주느니 그간 싸워온 정부군에게 양보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