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길목에서 우리가 주목할 키워드는 '도시'"
"기후 변화 문제, 서울과 베이징 함께 해결해야"
"서울, 청년 실업 대응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 중"
"역사적인 전환점, 한국과 중국이 함께 해야"
박 시장은 이날 오후 3시20분(현지시간) 서울시장 최초로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강연을 통해 "전환의 길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키워드는 '도시'"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중국은 개혁개방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 기본 방향은 보다 평화롭고 보다 번영하는 이웃 국가들과 우애와 친선을 넓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6년이 됐다. 양국은 모든 문제에서 협력하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라며 "교역 규모가 40배, 인적 교류가 100배에 달할 만큼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은 여전히 한국과 중국의 교류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이나 북경이나, 한국이나 중국이나 이러한 빠른 발전의 이면에는 많은 그림자가 있다"며 "서울의 경우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환경문제로 오랜 시간 동안 고통 받았다. 북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징 시내에 곳곳에 걸린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기억하자'는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며 "서울도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도시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 변화, 대기 오염 그리고 도시 난개발과 같은 문제들은 서울과 베이징이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는 문제이면서 함께 해결해야 할 인류공통의 과제"라며 "우리 인류 앞에 다가선 이 보편적 도전 과제들을 서울시와 북경시가 함께, 선도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세계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환경분야'와 관련한 서울의 노력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지난 2015년 4월 기후변화 종합 대응전략인 '서울의 약속(Promise of Seoul)'을 발표했다"며 "많은 환경문제 중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원전하나줄이기'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총 470만 toe(석유환산톤, 1toe는 원유 1t의 열량)의 에너지를 생산·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고, 이를 통해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실현했다"며 "서울은 이제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에너지 생산도시로의 대전환을 꿈꾸고 있고, 시민이 에너지 생산자가 되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환경부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 연합(ICLEI)가 동남아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수단으로 '서울의 약속(Promise of Seoul)'을 채택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하노이 그리고 필리핀 파시그 등에서 서울의 경험을 도시의 정책목표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와 같은 서울시의 성과는 '혁신과 소통의 행정'에서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는 기후변화와 도시재생을 비롯한 도시의 도전과제를 서울시 혼자만의 힘이 아닌 민-관-기업이 서로 소통하고 참여하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며 "집단지성과 협치가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길이라는 것을 시정경험을 통해서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책상머리에서 상상하는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중심의 시정에 답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의식적으로 관료주의의 폐해를 멀리하기 위해 때때로 현장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시민들의 눈과 입장에서 도시행정을 바라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서울시의 '청년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지금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창업 열풍이 대단하다고 들었다"며 "중국 대학 졸업자 중 창업 비중이 약 8% 정도나 되고, 대학생 중 89.8%가 창업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중국청년들의 도전정신이 중국미래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도 다가오는 청년 실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청년청, 무중력지대와 같은 공간에서는 창업 준비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미래기금 그리고 청년임대주택 사업 등을 통해 사회 초년생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 그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중요한 것은 오늘날 청년 세대의 문제는 기성세대의 관점만으로는 풀기 어렵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서울시는 청년의회, 청년자치정부를 만들어서 자신들을 위한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며 "청년자치정부에 청년문제 관한 한 서울시장의 권한까지 대폭 나눌 예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중국이 두 개의 백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그 과정에 동북아의 국가들이 함께 한다면 동북아 평화와 번영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일 것 같다"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한국과 중국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yoonseu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