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징용 대법판결···한일청구권 효력 없음 알린 역사적 평가"

기사등록 2018/10/31 18:07:37

전범기업 상대 손해배상 소송 피해자 대리인 이상갑 변호사

"집행·이행 쉽지 않아···독일 등 제3국 통한 강제집행도 고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3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징용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가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사건 첫 변론기일을 마친 뒤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8.10.31.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일본 전범기업 강제징용 피해 손해배상 소송 대리인 이상갑 변호사는 31일 "한국 대법원의 판단은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의 효력이 없음을 알리는 역사적인 판결이었다"고 해석했다.

 반면 "집행, 이행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전후 배상 책임에 대해서 전향적인 해석을 하고 있는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 강제집행을 하는 방안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후 광주고등법원에서 열린 근로정신대 피해자 등이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첫 재판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2년 5월에도 대법원의 판결이 한 번 있었지만 그 때는 대법관 4명만 참석한 것이었다"며 "전날은 대법관 13인이 참석한 전원 합의체 판결을 통해 '한일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전범기업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확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의 효력범위나 내용에 대한 사법적인 판단이며 역사적인 평가가 판결을 통해서 끝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판결에 따른 집행, 이행의 문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당사자들간 협상에 의한 방법을 시도해 볼 용의가 있지만 일본 정부나 전범기업의 자세를 고려할 때 강제집행 절차로 넘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일본 안에 있는 전범기업들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려고 하면 일본법원으로부터 집행문을 부여받아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다"며 "집행을 일본이 아닌 전후배상 책임에 대해 전향적인 해석을 하고 있는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 진행하는 것이 더 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대법원 판결을 기초로 한 집행문을 부여받아 유럽에 있는 피고 재산에 대해 압류 등의 처분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3국을 통한 강제집행이 기술적으로 쉬운 것도 아니고 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3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 대리인 이상갑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0.31. hgryu77@newsis.com
이 변호사는 이와 함께 한국의 대법원과 일본의 최고재판소의 판결에 대해서도 해석했다.

 그는 "양국의 최고 사법부가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려 정부차원에서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고 이해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은 한일청구권 협정에 따라 배상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일본기업은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피해자들이 직접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즉, "실체적 권리와 책임은 남아있고 실현할 방법으로 한국 대법원은 재판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며 "당사자들간의 직접적인 협상, 양국의 외교적 채널을 통한 협상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열렸던 재판에 대해서는 "미쓰비시중공업의 대리인은 양금덕 할머니 등이 제기한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어 판결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고 측은 이 사건은 발생한 지 70년이 넘었고 재판만 하더라도 4년이 지났으며 당사자들이 고령이어서 시급한 권리구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당초 예정된 선고기일보다 2주 앞당겼고 이는 1심과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hgryu7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