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 30일 오후 강제징용 선고
일본 확정판결 효력 및 한일청구권 협정 쟁점
대법, 2012년에 1·2심 원고 패소 뒤집고 파기
2013년 재상고된 지 5년여만…'재판거래' 의혹
일본, ICJ 제소 등 대응 입장…외교관계 후폭풍
일본 정부는 선고 결과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일 외교관계 영향 등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30일 오후 2시에 여운택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재상고심을 선고한다.
이번 선고는 지난 2013년 8월 대법원에 재상고된 지 5년2개월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또 지난 2005년 2월 소송을 낸 지 13년8개월만이다. 이 기간 동안 소송 당사자인 4명 중 3명이 세상을 떠나 현재 이춘식씨만이 생존해있다.
이들은 지난 1941~1943년에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일본제철에 강제징용돼 고된 노역에 시달렸으나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고,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면서 고향에 돌아왔다.
그 뒤 여씨 등 2명은 지난 1997년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금과 미지급된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해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지난 2005년 국내 법원에도 같은 취지의 이 소송을 냈다.
쟁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다. 특히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패소한 일본 법원의 확정판결 효력이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미치는지 여부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와 함께 맺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됐는지 여부 등이 핵심이다.
대법원은 이미 2012년에 대법관 4명으로 이뤄진 소부에서 한 차례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대법원 1부는 원고 패소 판결한 1·2심을 뒤집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고 일본 기업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본 판결이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와 정면 충돌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헌법 규정에 비춰 일제강점기 일본의 한반도 지배는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고 일본의 불법적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청구권 협정에 개인청구권의 소멸에 관해 한·일 양국 정부의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큼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1·2심은 신일본제철과 일본제철이 동일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위자료 지급 청구를 할 수 없다거나 국내법상 시효가 모두 소멸됐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강제징용 소송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에 따라 판결 결과가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조사결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는 한·일 관계 및 위안부 문제 합의 등을 이유로 강제징용 소송을 지연하거나 결론을 뒤집는 안을 제시하는 등 법원행정처와 재판 진행상황 및 처리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원행정처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추가로 얻어내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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