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장 20일 임 전 차장 구속 수사 가능
27일 새벽 구속…"범죄사실 상당 부분 소명"
구속적부심·특별재판부 논의 등 변수 있어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차장을 불러 조사했다. 그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5번째로, 지난 27일 새벽 구속된 뒤 첫 검찰 출석이다.
검찰은 구속영장 발부 이후 10일이 지난 뒤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최장 20일간 임 전 차장을 구속 수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내에 공소 제기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한다. 이 때문에 검찰은 재판 개입, 법관 사찰,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의 중간 책임자인 임 전 차장을 수시로 불러 혐의 사실을 캐물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집중 수사가 이어질 이 기간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임 전 차장 측이 구속적부심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혹여 풀려나 검찰·법원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 측에서 구속이 적합한지 법원에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임 전 차장 변호인 황정근 변호사는 지난 26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6시간 가까이 '불구속 수사 원칙'을 항변했지만 영장이 발부됐다며 즉각 반발했다. 황 변호사는 "사안이 중하지 않고 법리에 비춰 범죄 성립에 의문이 있다"며 "도망 염려와 증거인멸 염려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형사소송법 198조의 불구속 수사 원칙에 반해 구속한 것은 너무나 의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변호사는 또 "법리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우선된 부당한 구속"이라며 "조만간 윗선 수사를 위한 검찰 소환 조사가 예상되는데, 부당한 구속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일절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적부심 청구 여부는 임 전 차장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실제로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된 사례가 많지는 않다. 최근에 군 댓글공작 의혹과 관련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이 풀려난 정도다.
구속적부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려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법원의 발부 결정이 법에 어긋나거나 ▲영장 발부 이후 사정 변경으로 구속할 필요가 없어지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 등은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미 임 전 차장이 구속된 만큼 구속 피의자에 맞는 절차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30일에는 대법원에서 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진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다. 대법원에 접수된 지 5년만이다.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소송을 낸 여운택씨 등은 소송이 어떤 이유로 지연되는지 모르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소송을 둘러싼 청와대 개입 의혹 등을 알게 됐다. 이날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특별재판부 도입 여부도 향후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논의는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10건 중 9건이 기각되면서 시작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특별재판부는 대한변협과 시민사회가 결합한 추천위원회를 통해 현직 판사 3명을 추천해 사건을 맡기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재판의 공정성이 오히려 침해될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부 현직 판사들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원 출신인 임 전 차장 측 황 변호사 역시 "내 사건이 어느 재판부에 배당될지 모르는 랜덤 상황이 아니면 바로 위헌제청신청, 기피신청, 재판거부 등 사태가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전임자인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이미 비공개 조사한 바 있다. 강 전 차장은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던 시절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과 함께 의사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 인물이다. 임 전 차장은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다. 강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끝으로 올해초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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