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집값 3개월여 만에 하락
도봉·노원 등 비강남권 상승 잔불 남아
전문가 "매도자 '버티기' 연말이면 끝날 것"
강남3구 집값이 3개월여만에 하락 반전하며 서울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서울 집값 향방의 바로미터는 강북이 될 가능성 높아 보인다. 도봉·노원 등 강북지역에는 아직 상승의 '잔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마저 약세로 돌아서면 주택시장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8일 한국감정원의 '2018년 10월 4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초(-0.02%)는 지난 6월18일(-0.01%) 이후 18주만에, 강남(-0.02%)은 7월16일(-0.05%) 이후 14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송파(-0.04%)도 7월9일(-0.06%) 이후 15주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도봉·노원을 포함한 서울의 강북권은 지난주보다 기세는 덜하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금천(0.08%), 도봉(0.07%), 강북(0.07%), 노원(0.06%), 동대문(0.07%) 등이 서울 평균(0.03%)보다 전주 대비 많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이 그동안 집값 상승에서 소외된 지역인데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상승의 잔불이 남은 상태라고 분석한다.
다만 현장의 목소리는 "잔불도 곧 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곳도 강남을 쫓아 상승폭이 줄고 있고 거래도 뚝 끊겨 호가가 하락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원 상계동 E공인중개소 대표는 "전에 거래됐던 금액보다 2000만~3000만원씩 오른 가격으로 매물이 나와 있지만 거래는 안되고 있다"며 "아직 강남처럼 하락세는 아니지만 갭투자자의 문의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 H공인중개소 대표도 "상계주공7단지 18평이 4억에 거래됐는데 4억2000만~4억3000만원에 나온건 거래가 안되고 있다"며 "이쪽이 저렴하니까 매수를 고민하는 실입주자들도 많았는데 문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도봉 도봉동 G공인중개소 대표는 "9.13대책 이후에도 몇건 거래가 됐는데 10월부터는 아예 멈춰있는 상황"이라며 "호가를 1000만원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는 안붙고 매수문의도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매매거래지수는 5.5를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양도세 중과 조치로 거래가 위축됐던 4월보다도 한산하다. 매매거래지수는 0~200 범위이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거래가 활발하다고 판단한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권 매도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한다. 특히 노원·도봉은 갭투자가 성행하던 지역이다. 그만큼 집값이 다소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더라도 집주인 입장에서는 일단 버텨보려는 성향이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컨대 전세를 끼고 3000만원에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 매매가격이 500만~1000만원만 떨어져도 수익률이 크게 떨어져 쉽게 가격을 낮춰 팔지 못하는 것이다. 강남이 큰폭으로 오른데 비해 강북권 오름폭이 크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버티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눈치싸움은 장기화 되기 힘들 전망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다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앞두고 있어 연말이면 강북 집값도 '버티기'를 끝내고 하락세로 접어들것이라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관악이나 강북 등이 '갭 메우기'로 강남 가격을 따라 올라가고 있긴 한데 일시적"이라며 "특히 이달 말부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면 매도가 더 어려워져 금년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북지역은 개발 호재가 있어 강남에 비해 집값 버티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주택시장 흐름에 선행하는 강남 집값이 빠졌기 때문에 강북 지역도 머잖아 가격이 조정돼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y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