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초호화 별장에 회삿돈 200억"

기사등록 2018/10/24 12:00:00

경찰청 특수수사과, 횡령 혐의 기소의견 검찰 송치

법인 자금 203억원으로 개인 별장 지었다고 판단

건축 과정, 구조, 직접 참여한 관련자들 진술 종합

"야외 욕조에 요가룸, 와인 창고 등…공공시설 아냐"

함께 수사받은 남편 담철곤 회장 관여는 증거 부족

과거에도 회사 미술품 빼돌리는 등 혐의 유죄 판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법인 돈으로 개인 별장을 지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화경(62) 오리온그룹 부회장을 수사해온 경찰이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길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부회장이 2008~2014년 경기도 양평에 별장을 건립하면서 법인 자금 203억원을 유용했다고 보고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어떻게 봐도 분명한 개인 별장"

 경찰은 해당 건물의 ▲건축 과정 ▲건축물 구조 ▲건축 관련자들 진술 ▲관련 판례는 물론 기타 각종 정황 증거들을 종합해 들여다본 결과 이 부회장에 대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앞서 오리온은 "해당 건물이 외부 귀빈용 영빈관과 갤러리 등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2014년 완공 시점에 용도를 재검토해 지난 4년 간 임직원 연수원으로 썼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부지 선정, 건축 설계, 자재 선택 등 건축 대부분 과정을 이 부회장이 주도한 것은 물론 건물 내부에 요가룸, 야외 욕조, 와인 창고 등 타인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없는 시설이 있는 것으로 볼 때 개인 별장 구조라는 게 객관적으로 증명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또 건물이 사실상 법인 용도로 사용된 적이 없는 점, 내부에 이 부회장 사비로 수십억원대 가구를 들여놓은 정황 등도 개인 별장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정적으로 해당 건물을 직접 지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한 목소리로 이와 같은 건물 구조는 별장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앞서 이 부회장의 남편인 담철곤(63) 오리온 그룹 회장에게 주요 혐의를 뒀던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별장 건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람이 이 부회장이라는 진술을 확보, 이 부회장을 집중 수사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경찰은 담 회장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18.09.10. park7691@newsis.com
◇담철곤·이화경 부부, 과거에도 회삿돈 횡령 기소

 한편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회삿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써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약 30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재판에 넘겨졌다. 담 회장은 미술품을 법인 돈으로 사들인 뒤 이를 자택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14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중국에 위장 자회사를 차려 비자금 160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담 회장은 1심에서 공소사실이 대부분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약 4억원어치의 회사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회사 연수원에 보관된 법인 소유 미술품을 직원을 시켜 자택으로 옮기고, 연수원에는 모조품을 놔뒀다고 보고 기소했다. 이 사건은 시민단체의 담 회장 고발로 시작됐으나 담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 부회장만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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