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통계청장 교체 논란·자질 문제 부각
강 청장 "고용 개선세 아냐…최저임금 영향은 직접판단 어려워"
강 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코드에 따라 통계청장 인사가 좌우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강 청장이 과거 마르크스주의 경제이론에 대해 박사 논문을 쓴 점을 언급, "황수경 전 청장보다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통계를 양산하는 등 코드가 맞을 것이라는 기대를 정권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하자 답변에 나선 것이다.
강 청장은 1년2개월 만에 교체된 전임 청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전임 청장의 평균 임기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황 전 청장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청장은 지난 8월 말 신임 통계청장으로 취임했다. 통계청의 일자리와 소득 분배 통계가 악화되자 정부가 통계 당국 수장을 갈아치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의 인사가 통계청의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 하에 국회 기재위는 통계청 설립 후 최초로 단독국감을 진행키로 했다. 작심하고 나온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강 청장을 두고 "특정 이념 편향의 정치색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해야할 기관의 수장으로 부적합하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강 청장의 발탁 배경과 과거 소득통계 관련 보고서, 박사 논문 등을 거론했는데, 정권 입맛에 맞는 이력이 통계청의 객관성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 5월 강 청장이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제출한 가계소득 관련 보고서에 대해서는 "소득이 훨씬 적게 감소한 것으로 나와있다. 증가한 부분은 살리고 감사한 부분은 제외해 통계청과는 전혀 다른 보고서"라며 "이 보고서를 받고 청와대가 대통령 앞에서 토론을 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재평가하고 재점검할 기회가 있었는데, (오히려 강화하기로 하는데)강 청장의 보고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책을 주도한 사람이 책임져도 모자랄 판에, 통계청장을 경질한 것은 책임전가"라면서 "통계청 조사에 문제제기했던 당사자가 신임 청장이 됐다는 사실은, 통계청의 신뢰라는 인프라가 의심받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강 청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강 청장은 "직책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고용 지표 역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5000명 증가하는데 그쳤고,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은 3.6%로 동월 기준 13년 만에 가장 높았고, 실업자 수는 9개월 연속 100만명을 상회했다
통계청은 최근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된 이유로 경기둔화, 인구효과, 구조를 꼽았다. 인구 증가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충격과 서비스업 무인화 등으로 일자리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저임금 인상 부분이 빠졌다고 지적하자, 강 청장은 "우리가 생산하는 자료에서 최저임금 영향을 직접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전월보다 늘어나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느냐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금년 들어 세 번째로 좋지 않은 수치라 개선됐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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