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그룹 "北, 완전한 핵포기 안 해…美도 인정하게 될 것"

기사등록 2018/07/09 08:44:55

"북미 대화 국면에서도 기존의 북한 정권은 건재"

"김정은, 대가 없이 신속한 핵포기 의향 없어...美 상당한 양보 원해"

【평양=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서 마중나온 리용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2018.07.0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북한의 강경한 태도는 대화 국면에서도 북한 정권의 본질은 달라지 않았으며, 결국은 미국이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정치리스크 분석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은 8일(현지시간) 분석문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 직후 북한이 보인 강경한 반응에 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북한의 반응은 북한 정권의 '군사적 충동'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역시 대화를 이어가며 이 같은 점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단기적으로 볼 때 이번 반응으로 대화가 실패할 위험이 높아지진 않을 것"며 북미 고위급 협상이 일단 지속되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긴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의 결과는 사실상 미국이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날카로운 어조는 북미 정상 간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기존의 북한'이 건재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유라시아그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통찰을 갖고 있든 그는 대미 관여 전략과 핵무기 포기 가능성 논의 의향과 관련해 내부에서 마주할 수 있는 반발을 줄이려면 여전히 힘을 투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은 무엇도 공짜로 혹은 미국 요구대로 신속하게 포기할 의향이 없으며, 그보다는 일을 더디게 진행하며 미국이 이 과정에서 상당한 양보를 하도록 시도하겠다는 뜻을 미국과 전 세계에 온전히 이해시키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김의 강경한 입장은 김과의 관계를 육성하고 이를 이용해 중국이 협상의 핵심 행위자로 남아 있게 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노력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요구가 자신들의 비핵화 의향을 약화시킬 지도 모른다는 북한의 경고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평화 프로세스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한 노력을 배로 기울이라는 압박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유라시아그룹은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가 계속 개선되길 바란다"며 "이는 문 대통령이 계속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거나 김이 초조해 하지 않도록 협조할 동기를 부여한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속협상차 6~7일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관료들과 회동했다. 그의 방북은 올해 3월, 5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북한은 미국 대표단이 평양을 떠난 뒤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협상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아직 신뢰한다며 고위급 회담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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