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불만 고조…일정차질에 소송 목소리도
아시아나 1만원 밀쿠폰·30~50만원 바우처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7월1일자로 기내식을 공급하는 업체를 바꿨으며, 이 때문에 초유의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다.
지난 1일에는 아시아나의 전체 항공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3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했다. 2일 역시 75편 중 18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고, 1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했다. 3일에도 기내식 부족과 지연 사태가 이어졌다.
승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7월은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는 시점인데다 출발 항공편 지연은 이후의 해외 일정에 서의 연쇄적 차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 여행 카페 등에서도 아시아나 지연과 노밀 사태 등에 대한 글이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한 여행객은 "아시아나 연착으로 유로스타를 놓쳐서 새로 티켓을 사야 했다"고 호소했고, 다른 여행객은 "7월에 장거리 여행을 할 계획이 있다면 아시아나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문제로 인해 지연이 길어질 경우 1만원 상당의 밀쿠폰을, 기내식을 싣지 못했을 경우 고객 등급에 따른 바우처(비즈니스 50달러, 이코노미 30달러 상당)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승객들은 바우처와 밀쿠폰은 승객들이 겪은 불편에 비해 터무니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만원짜리 밀쿠폰을 주는 게 대처인가"라며 "밀쿠폰을 들고 온 승객들로 식당이 미어터져 먹기도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차라리 승객들에게 미리 상황을 설명하고, 미리 비행기에서 먹을 음식을 사서 타도록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승객은 "분통이 터진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기내식 대란이 더 길어질 경우 집단소송 등 법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승객들을 중심으로 집단소송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다, 본격 휴가철이 다가온 만큼 피해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문제로 인한 항공기 지연을 최소화하고, 장거리 위주로 기내식을 싣는 등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3일부터 최대한 정시성을 지키려고 하고 있다"며 "기내식을 싣는 것보다 운항을 정시에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내식이 부족할 경우에는 단거리보다 장거리 위주로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는 지난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온 독일 루프트한자 스카이세프그룹(LSG)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하반기부터 '게이트 고메 코리아'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맺었다. 게이트 고메 코리아는 아시아나가 중국 하이난그룹 계열 게이트고메스위스와 4대 6의 비율로 설립한 회사다.
하지만 지난 3월 게이트 고메 코리아의 기내식 생산공장에 불이 나며 문제가 발생했다. 게이트 고메 코리아는 7월1일부터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하려던 계획을 3개월 미뤘고, 아시아나는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샤프도앤코'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다.
샤프도앤코는 게이트 고메 코리아의 협력사이자 외국계항공사에 기내식을 공급해오던 소규모 업체로, 기내식 주문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루 3000개 분량을 처리하던 샤프도앤코가 2~3만개에 이르는 아시아나의 주문을 처리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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