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지사 태풍북상·집중호우 속 화려한 취임식 강행 '논란'

기사등록 2018/07/03 16:52:49

첨단기술 동원한 취임식 예산 약 5000만원

전국에서 유일하게 나홀로 취임식 강행

강원 기초단체장 5명도 취임식 취소

【춘천=뉴시스】박종우 기자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일 오전 강원 춘천시 춘천몸짓 극장에서 열린 취임기자회견에서 도 내 '미래'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8.07.02.  jongwoo425@newsis.com
【춘천=뉴시스】김경목 기자 = 태풍 '쁘라삐룬' 북상과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의 광역단체장들이 민선 7기 취임식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난상황실 방문으로 임기를 시작한 반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적잖은 예산이 들어간 화려한 취임식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 지사는 지난 2일 춘천시 몸짓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겸한 취임식을 했다. 취임식에는 행정·경제부지사, 기조실장, 실·국장 등 100여명 참석했다.

 최 지사는 무대에 직접 올라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이란 첨단기술을 동원해 '민선 7기 강원 도정 평화와 번영 강원시대 비전'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사물 위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영하는 미디어 아트 기법을 말한다.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 때 이 기법이 쓰여졌다.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막식에서도 사용돼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취임식은 30여분간 진행됐다. 비용은 극장 대관료, 장비 임차비, 영상 제작비 등 약 5000만원에 이른다.

 이어 최 지사는 취임식 행사장 인근 막국수 식당에서 출입기자단 오찬을 진행했다.

 취임식이 열린 당일 오전 11시에는 강원도에 발령된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된 상태였지만 많은 비가 내려 인명과 재산의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등은 취임식을 취소하고 태풍 상황에 대비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2일 취임식 모습. (사진=강원도청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식 대신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강원도에서는 이재수 춘천시장, 허필홍 홍천군수, 유태호 태백시장, 박명서 영월군수, 최승준 정선군수가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상황에 대비했다. 이들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최 지사는 "민선 7기 강원도정은 강원도가 중심인 시대, 도민이 주인공인 시대, 평화의 번영 강원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강원도가 직접 타격을 받는 지역이 아니고 평화와 번영은 워낙 큰 사안이라 도민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그냥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은 "최 지사와 민선 7기 강원도는 어제 폭우 속에서도 아랑곳 않고 수천여 만원을 쓰며 홀로그램 출범식을 진행했다"며 "4년 뒤 2022년에는 최 지사가 밝힌 '평화와 번영' 구호가 뜬구름이 아니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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