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중앙수비수 장현수는 누구보다 기뻤다. 장현수는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박주호(울산)의 부상, 페널티킥 제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팬들의 질타를 받은데 이어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페널티킥 허용과 성급한 태클로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주요 포털 검색어 1위를 찍을만큼 그를 향한 팬들의 비난은 거셌다. 일부는 건전한 비판이 아닌 인신공격성, 수위를 넘는 저급한 표현으로 장현수를 힘들게 했다.
장현수는 "심적으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팀원,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차전, 2차전이 끝나고 인터넷을 전혀 보지 않았다. 안 본 게 나한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선수들이 다 있을 때 내가 '제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마지막 경기는 도움 줄 수 있게 이 악물고 뛰겠다'고 했는데 형들이 '너 때문에 진거 아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어떤 한 선수로 결과가 달라질 수 없는 것이다'고 했다. 형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이 첫 월드컵이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 랭킹 1위 독일을 잡는 데 공헌했다. "어떤 대회보다 뜻깊었다. 결과를 떠나 정말 힘들었다. 몸과 마음으로 축구 생각을 많이 했다"며 "쉴 때도, 생활할 때도. 이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경기장 분위기도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느껴보고 싶은 분위기였다"고 했다.
◇장현수 일문일답
-경기 전부터 많이 힘들었을텐데.
-오늘 경기 어떻게 준비했나.
"독일 선수들이 많이 안으로 들어오고 사이드백이 많이 올라가서 경기하다보니 안쪽에 상대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센터백이 둘 밖에 없었고 센터백이 다 잡기에는 무리한 수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공간이 생기면 내가 들어가서 변형 스리백으로 경기했다. 그 부분에서 독일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 그게 승리의 요인인거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을텐데.
"오늘 경기에 들어가면서 내가 팀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뭔가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축구를 정말 잘하는 것도 아니고 특출난 게 없는 선수기 때문에 선수들보다 더 뛰고 팀을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죽어라 뛰자는 마음으로 경기 들어갔다."
-독일 선수들, 붙어보니 어땠나.
"정말 좋은 선수들이다. 이 경기를 통해 배운 것은 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것이다. 우리 11명은 물론 벤치에 있는 23명까지 해서 한마음이 되면 세계적인 선수들도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끝났을 때 기분은.
-라커룸 분위기는 어땠나.
"나만 울었는지 모르겠는데 다들 고맙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우리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팀을 위해 희생했다. 선수들이 다 고맙다고 얘기했다. 비록 올라가지 못했지만 라커룸 분위기는 좋았다."
-후반에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감독님이 주문하지는 않았다. 수비적으로 하다가 찬스가 생기면 많이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무리가 아쉽긴 하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 같다."
-2차전 이후에 팬들 비난이 많았는데.
"1차전과 2차전 끝나고 인터넷을 전혀 보지 않았다. 안 본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이 다 있을 때 내가 '제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마지막 경기는 도움 줄 수 있게 이 악물고 뛰겠다'고 했는데 형들이 '너 때문에 진거 아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어떤 한 선수로 결과가 달라질 수 없는 것이다'고 했다. 형들한테 고맙다고 하고 싶다."
-월드컵은 어떻게 달랐나.
-첫 월드컵이었는데.
"어떤 대회보다 뜻깊은 대회였다. 결과를 떠나 정말 힘들었다. 심적, 신체적으로 모두 그랬다. 너무 축구 생각을 많이 했다. 쉴 때도, 생활할 때도. 이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경기장 분위기도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느껴보고 싶은 분위기다."
-오늘 선 자리는 편했나.
"편하고 말고는 없다. 이 자리에서 해줄 수 있는 게 무언가 생각했을 때 열심히 뛰어서 뒤에 있는 선수들에게 공이 안 가고 부담을 덜어주게끔 희생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안 울었나.
"눈물의 의미가 있겠지만 정말 미안하기도 했다. 고맙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정말 이 한 경기를 위해 노력한 게 지나가면서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
-2차전 후에 믹스트존을 안 지나갔는데.
-당시 실점은 긴장감 때문이었나.
"사실 조금 긴장도 됐다. 그런데 경기장에 들어간 순간 긴장 안 한 것 같은데. 모르겠다. 내가 했던 실수를 생각하면 다들 왜 그런 실수했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조금 아쉬운 것 같다. 운이 없다고, 실력이 없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확실한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성장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포지션 변화를 생각한 적은 없나.
"어느 포지션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국가대표 선수로서 임무다. 감독님이 왜 여기다 세웠는지 잘 모르겠는데 정말 호흡이 벅차도록 뛰고 싶었다. 그 부분이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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