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누가 간다고 구심점되나…한국당 스스로 수습해야"

기사등록 2018/06/22 10:02:02

"자기 반성 없는 쇄신안, 수순 아냐…악순환의 길 걷고 있어"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박관용 전 국회의장. 2017.01.23.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자유한국당의 혁신비대위원장 외부인사 영입안과 관련해 22일 "주인공들이 모여 자성하고 논의해야지 밖에 있는 사람을 불러와 수습하자는 게 말이 되나"라며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고쳐나가야만 진실성 있는 새로운 출발"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의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선교 한국당 의원이 그를 혁신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기들이 저질러놓고 남을 불러서 정리하라(는 것). 과거 정치에 야당도 여당도 그랬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공연히 새로운 길이라 해서 낸 잘못된 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면 구심점이 되겠나, 누가 간다고 구심점이 되겠나"라고 물으며 "지금 자기들끼리 궤멸 상태에서 서로 욕하고 치고받고 있는데 외부 사람이 나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나. (본인들이 성찰해 해법을 찾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고 진정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발표한 쇄신안에 대해서도 "전부가 똑같이 자기를 반성하는 단계 없이 해결로 들어가는 것은 수순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대로 된 개혁안을 내려면 1단계가 모두 성찰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나는 산골로 들어가라고 했다. 처절하게 자기비판을 하고 이후 전체 의사가 반영된 수습안이 나와야 수습된다"며 "한 사람이 임시로 지도자가 됐다고 해서 '당 해산해라, 누구누구 물러가라'는 있을 수 없다. 상식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성찰이나 반성을 누가 잘못했다, 누가 잘했다고 따지면 그것이 시비가 된다"며 "(민주적) 절차는 안 거치고 '이러자 저러자'하며 '야 너 틀렸다 내(나) 틀렸다' 시비가 걸려서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더 추락시키는 아주 악순환의 길을 지금 걷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수 야당의 참패에 대해선 "그동안 보수 세력이 잘 지켜왔는데 왜 중도적 입장에 있는 40%에게 왜 신뢰를 못 얻었느냐를 지적하는 게 핵심"이라며 "그들에게 보수가 버림받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사건과 촛불 사건 과정에서 보수가 전혀 자기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한국당의 위기에 대해 "지금 야당에는 지도자가 없다. 홍준표가 지도자 위치에 있었다면 지도자답게 행동을 못했던 것이 가장 결정적 원인"이라며 "홍준표 대표 때 어려운 과정 속에서 야당답게 싸울 때는 싸우고 국민들에게 잘못을 사과할 때는 사과하고 분명한 태도를 국민에게 보였더라면 그렇게 안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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