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리용호 8월 ARF계기 남북외교장관 회담 성사될까

기사등록 2018/06/19 06:51:00

지난해 강경화 리용호 3분간 짧은 대화만 나눠

올해 대화분위기 조성 남북외교장관회담 기대감↑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1년간의 외교성과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6.18.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월에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남북 간 양자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18일 내신 기자 브리핑에서 "새로이 조성된 남북관계의 모멘텀에서 남북 외교 장관 사이에 한 장소에 있으면서 만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긴밀히 준비해서 좋은 회담이 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ARF는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6자 회담 주요 참가국을 비롯한 27개국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정치·안보 현안을 다루는 협의체다. 북한이 거의 유일하게 매년 참석하는 국제행사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환영 만찬에 참석한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이 대기실에서 3분 간의 짧은 대화만 나눴다.

  당시 강 장관은 정부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 차원에서 한 대북제안에 북측이 호응을 하지 않고 있음을 언급하며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리 외무상은 남측이 미국과 공조 하에 대북압박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대북제안은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반응을 보여 남북 간 냉랭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앞선 ARF에서의 남북 외교장관 접촉에서도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과 2011년에 간단한 대화 수준의 접촉이, 박근혜 정부 때는 악수를 하고 인사 한두 마디 주고 받는 조우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북미간 ARF를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뉴욕(미국)=AP/뉴시스】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세계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26. photo@newsis.com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성사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체육·적십자회담 등 남북 접촉과 민간차원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북관계 발전의 모멘텀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강 장관도 이날 "지난해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ARF결과 문서에 원하는 방향이 담길 수 있도록 주요국들과 긴밀히 공조를 해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번 회의를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될 경우 국제외교 무대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얻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가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국제사회에서의 남북 관계를 되돌아보면 의미가 있는 만남"이라며 "판문점선언 이후 ARF에서 남북 외교장관이 만나고 대화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대해 서로의 신뢰를 보여주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 지지와 협조를 얻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에 남북이 서로 피하고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이번에 공식적인 대화 형태로 남북 외무장관 회담이 이뤄지면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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