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민원 다음날 나가서 건물주에 시정 권고"
건물주 "구청 측이 안전점검 권고한 사실 없어"
세입자들 여관 생활…"대책 없이 길바닥 나앉아"
용산구청은 현장조사 후 해당 건물주에게 안전점검 등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건물주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맞서면서 사건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세입자 정모(32)씨는 약 한 달 전 건물에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구청 측은 당초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민원이 들어온 다음날 현장에 나가 건물주에게 시정하도록 구두 권고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사고 당일인 3일 "용산 재개발 5구역 건물들은 현재 조합이 설립돼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 설립 이후에는 안전에 대해서는 조합이 책임진다"고 말했다.
무너진 건물 3층에 거주했던 건물주 고모(64·여)씨는 용산5구역의 조합장이기도 하다.
고씨는 6일 오후 사고현장 근처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구청이 현장조사를 나와 안전점검을 권고한 사실이 없다"며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여기서 살고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고씨는 "저는 거짓말을 못 하는 성격인데 공무원도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너무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2개월 전 쯤 건물에 이상한 조짐이 있어서 1층 세입자가 벽면을 수리한 일이 있었다"며 "응급처치만 한 것이라고 생각해 저도 안전진단 할 곳을 알아보고 있던 차에 건물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정씨는 7일 오전 11시께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삶의 터전을 잃고 아무런 보상이나 대책 없이 길바닥에 나앉아있다"며 "구청이나 건물주 등 건물 붕괴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성의있게 대책을 세워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살던 집이 무너져 오갈 곳이 없어진 주민들은 구호물품을 받아 인근 여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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