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바라는 남북공동 발원문 3년 만에 발표
정당대표, 서울시장 후보 등 정계인사 모여
문 대통령 "한반도 화합에 부처님 자비 큰힘"
이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에서는 정치계 인사 60여명, 불계인사 50여명, 불자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이 거행됐다.
법요식에는 종정 진제 스님과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비롯해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등 이웃종교 지도자가 참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서울시장 지방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등 정계 인사들과 43유족회장 양윤경, 성소수자차별반대 단체 이종걸 회장 등 사회활동가, 각국 외교 대사들이 헌화하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일감스님은 "올해 부처님 오신 날 표어는 '시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라며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 석가탄신일에는 3년 만에 남북공동 발원문도 발표됐다. 남북한의 모든 조계종 사찰이 동시에 봉축법요식을 진행하고 공동발원문을 낭독했다. 조계종 사찰은 남한에 1만여곳, 북한에 200여곳이 있다.
공동발원문을 발표한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은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최대의 고통은 분열고"라며 "대결과 분열의 역사를 마감하고, 이 땅에 평화의 새봄, 통일의 새 시대를 갈망해온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는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정스님도 "분단의 긴 겨울이 지나고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고 미래를 낙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부처님 오신 날을 축원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불교계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반도에 화합과 협력이 실현되는 것도 부처님의 자비에 힘입은 바 크다"며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맞을 수 있다록 빈자일등(貧者一燈)의 마음으로 축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날 조계사를 찾은 양옥순(62·여)씨는 "20년째 이 절을 다니고 있는데 올해 행사는 유독 활기차고 붐비는 것 같다"며 "지금은 돌아가신 우리 친정 부모님 고향이 이북이라 남북공동발원문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은국(65·여)는 "3년 전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떠난 아들의 축원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며 "우리 아들 뿐 아니라 청년들이 일자리 많이 찾고 행복할 수 있도록 부처님께 바라고 싶다"고 희망했다.
불자 100여명이 줄을 서 분홍 수국, 노란 장미, 유칼립투스 잎 등으로 장식된 어린 부처 형상 위에 물을 뿌리며 인간의 욕심과 어리석음이 씻어내지길 바라는 관불의식을 했다.
동자승타투스티커, 단주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를 열린 어린이 불교체험마당에는 약 5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조계사와 봉은사를 비롯해 전국 곳곳의 사찰에서는 봉축법요식을 시작으로 봉축 음악회와 가족 장기자랑·자비나눔 장터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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