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정원 국장 "원세훈, DJ 뒷조사 직접 지시했다"

기사등록 2018/05/18 18:34:52

김승연 전 국장, 이현동 재판서 증언

"마땅찮은 사업…원장 지시라서 이행"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편향 안보교육'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5.1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국고를 동원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를 했던 것은 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열린 이현동(62) 전 국세청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등 혐의 2차 공판에 김승연(59)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은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전 국장은 '부임 후 DJ 비자금 추적 사업을 인수받으라는 지시를 누구에게 받았냐'는 검찰의 질문에 "원 전 원장에게 받았다"라고 증언했다.

 김 전 국장은 "원 전 원장에게 내가 직접 들었다"라며 "DJ 틀을 잡아놓고 시작한 사업이라 마땅찮았고, 정치적으로 오해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게 사업 보고를 받으면서 특별히 제지한 기억은 없다"라며 "원 전 원장의 특별 지시였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할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김 전 국장은 원 전 원장이 이 전 청장 지원 액수까지 직접 정해줬으며, 이들 사이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의 증언도 내놓았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이 이 전 청장을 찾아가 DJ 관련 도움을 구하고, 10만달러를 지원하라고 한 게 맞냐'고 묻자 김 전 국장은 "그렇다"라며 '원 전 원장이 금액도 정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청장을 만났을 때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라며 "이 전 청장과 원 전 원장 사이 돈 전달에 대해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라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승연 전 국가정보원 대북공작국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찰 사건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5.11. dahora83@newsis.com
이 전 청장은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원 전 원장 등과 공모해 해외 정보원에게 김 전 대통령 해외 비자금 소문 추적 비용으로 총 5억3500만원 및 5만 미국달러를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소문 추적 사업에 '데이비슨'이라는 사업명을 붙였으며, 비자금 의혹은 이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또 2011년 9월께 국세청장 접견실에서 원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김 전 국장으로부터 비자금 추적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1억2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한편 원 전 원장은 이와 관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손실,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15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10년 5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김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풍문성 비위 정보 수집과 음해 공작을 위해 국정원 대북공작금 7억원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국장은 최종흡(69) 전 국정원 3차장과 비자금 추적에 대북공작금 약 1억6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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