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북한 경계하는 신중론 제기
대부분의 서방 전문가들은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북한을 경계하는 신중론을 개진했다. 포괄적 원칙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들이 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역대 어떤 행정부도 접근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북미대화를 진전시켰다면서 낙관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는가 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북한이 쉽사리 핵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한 것이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북미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폴락은 “북미정상회담은 어느 정도 괜찮은 원칙들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 미국보다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대화상대로 여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북 협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우려하는 게 있다. 트럼프는 누구 말도 듣지 않는다. 이제 그는 변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그의 임기 중 가장 중대한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짜 준비를 해야 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무엇을 얻어야 하는 지, 만일 우리가 완전 비핵화를 성취하지 못할 경우 플랜B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참모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측정가능하고 의미 있는 일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북한이 이렇다하게 내놓거나 약속한 게 없다. 이제까지 그들이 밟아 온 실망스러운 족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 신뢰를 줄만한 어떠한 것도 보여주지를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러셀은 특히 김 위원장이 그동안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이들 국가들 간 분열의 씨를 뿌리려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중정상회담을 연쇄적으로 갖는가하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북중정상회담을 갖는 등 기존의 외교질서를 교란시키는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치 매코널(캔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했다.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은 그러나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모든 이들이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조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이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다. 그는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라고 말했다.
존 O. 브레넌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협력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정상회담으로 끌어들였지만 북한의 비핵화 합의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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