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 1~2개 수준 아닌 핵실험장 매우 큰 범위 붕괴
지난달 중국 지진학자들도 핵실험장 사용불능 연구 결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학잡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뒤 풍계리 핵실험장의 큰 부분이 함몰된 것을 보여주는 우주에서 찍은 3차원 이미지와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싱가포르, 독일, 중국, 미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연구 논문 저자들 중 한명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실뱅 바르보 조교수는 "이것은 단지 1개 또는 2개의 터널(갱도)이 아니라 핵실험장의 매우 큰 범위가 붕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번달 중 또는 다음달 초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일부 정부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가 상당한 양보라고 말한다. 반면 다른 이들은 이미 너무 많이 훼손됐기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 및 미국과 협상을 하기 위한 지렛대로 핵실험장 폐쇄 조치를 사용하려는 무의미한 태도(empty gesture)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연구에 참여한 중국 지진학자들은 마지막 핵실험을 하고 몇 분 뒤 해발 2205m의 만탑산 내부에 있는 갱도가 붕괴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상당 부분이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만탑산 등 1000m 이상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자 위성 이미지를 연구하는 미 연구원들은 이후 북한의 첫 핵실험 뒤 2번째부터 6번째까지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만탑산이 심하게 손상됐을 수 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의 다른 부분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도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풍계리에는 2개의 큰 갱도가 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바르보 조교수는 풍계리 핵실험장 훼손 정도는 반경 800m, 높이 400m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는 풍계리 실험장의 상당 부분이 사용 불가능하며 추가 핵실험을 위해서는 다른 장소에 다른 시설을 건설하는 등 상당한 투자가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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