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집단 패혈증' 강남 피부과 병원장 출국금지 신청

기사등록 2018/05/10 18:33:04

"냉장고 고장 알고도 프로포폴 보관" 진술

경찰, 병원 측 업무상 과실 가능성 의심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이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대가 조사에 나섰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고 발생 피부과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18.05.0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서울 강남 피부과 의원에서 시술 이후 집단 패혈증 의심 환자가 발생한 사건을 내사 중인 경찰이 병원 측의 상당한 과실을 의심할 수 있는 진술을 확보하고 곧 정식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해당 피부과 병원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신청했다.

 경찰은 프로포폴 보관 장소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병원 측이 사전에 인지했던 정황을 포착한 상태로, 이후 수사 전환에 대비해 현재 피내사자 신분인 병원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경찰은 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로 오염된 프로포폴 투약으로 인해 패혈증 증세가 집단적으로 발현했을 개연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피부과에서 지난 7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프로포폴 투약을 동반한 피부 리프팅 레이저·울세라·홍조 치료 등을 시술 받은 뒤 20명이 패혈증 증세를 보여 서울 6개 병원에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발병 이후 경찰은 시술이 이뤄진 병원에 대한 감식과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해 환자에게 투여된 프로포폴이 상온에 장시간 노출됐을 가능성을 포착했다.

 보건당국에서 '주사제 오염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초기 소견도 받았다.

 경찰은 지난 8일 병원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프로포폴이 주사기에 담겨 4일부터 7일까지 60여 시간을 사실상 상온에서 보관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진술 가운데서는 일부 과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진 8일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피부과에서 현장조사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2018.05.08. bluesoda@newsis.com
경찰은 병원 측에서 시술 전 프로포폴 주사제를 보관한 냉장고가 이미 고장난 사실을 알고도 사용해왔다는 진술을 받았다.

 병원 측에서 시술 전 프로포폴 주사제를 임시로 보관하는 장소로 냉장고를 썼는데, 설치 과정에서 고장 난 사실을 알았음에도 계속해서 사용해왔다는 취지다.

 앞서 경찰은 "원장이 편의를 위해서 프로포폴이 있는 주사기를 냉장 기능을 상실한 고장 난 작은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담아 4일부터 시술이 이뤄진 7일까지 60여 시간을 사실상 상온에서 보관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프로포폴 보관 형태 등 관리방식과 사고 예방을 위해 충분히 기울였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수사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