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 독자 경협 불가능"···제제완화 우려 일축
아베 "대북제재 해제·시기 중요···北 추가행동 필요"
靑 "평화협정 체결 이후 日협력 필요하단 게 文대통령 뜻"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베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이은 오찬 회담에서 이렇게 말한 뒤 "더 넓은 의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에는 일본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협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평화협정 체결은 전쟁의 직접 당사자인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주체가 돼야한다는 '4·27 판문점 선언'을 강조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의 일본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우려 시각에 대해선 "한국이 국제사회의 결의 없이 독자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거론하며 "북한 선수단의 운송·숙박·장비 등 지원 하나하나를 유엔이나 미국의 제재 위반이 되지 않도록 다 협의하면서 진행했다"며 "한국이 독자적이나 임의적으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산가족 상봉이나 조림, 병충해, 산불방지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판문점 선언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내용을 거론하며 "평화체제가 구축되려면 지역 안전보장이라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면서 "동북아 안전보장 논의에 일본도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북한에 대한 제제완화나 해제는 시기가 중요하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지 않는 것만으로는 대가를 줘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추가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메구미 등 일본인 억류 피해자를 거론한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한국이 협력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문제에 납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평화협정은 전쟁 당사자 간의 합의"라는 문 대통령 발언의 의미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서 지금까지 써왔던 3자 또는 4자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은 아니지만 그 이후 동북아 전체를 아우르는 평화체제 구축에는 일본이 반드시 참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평화체제 구축과 지역 안보라는 개념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베 총리는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의 구체적인 협상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조금 더 넒은 의미에서의 개념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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