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에 '찌끄레기'란 말 쓰면 학대?…보육교사 무죄 확정

기사등록 2018/05/08 06:00:00

'찌끄레기' 발언했지만 정신건강 저해 증거 부족

법원 "말 뜻 알지 못해…정서 학대 단정 어려워"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어린이집에서 두살 난 아이에게 '찌끄레기'라는 말을 해 정서적으로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아이가 '찌끄레기'의 뜻을 알지 못하고 당시 상황 등에 비춰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김모씨 등 3명과 어린이집 원장 신모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아동복지법 위반죄에 있어서 정서적 학대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 등 보육교사 3명은 지난 2016년 8월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당시 두살(생후 29개월)된 아이에게 '찌끄레기'라는 말을 사용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이XX 먹는다. 선생님, 아휴~ 찌끄레기 것 먹는다', '뭘 봐 찌끄야', '빨리 먹어라 찌끄레기들아'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찌끄레기는 찌꺼기의 사투리다.

 원장 신씨는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하지 못하도록 주의와 감독을 기울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보육교사들이 아이에게 '찌끄레기'란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아이의 정신건강과 정상적 발달을 저해했다고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당시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만 2세의 영유아로 '찌끄레기'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말을 하게 된 경위나 보육교사들의 목소리 높낮이 등에 비춰 심하게 소리 지르거나 폭언을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정서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찌끄레기 것'이라는 표현은 피해 아동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진 음식물을 먹는다'는 것으로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할 수 없다"며 "아동이 잘못하자 야단을 치는 과정에서 '찌끄'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며 '찌끄레기들'이라고 표현한 것도 혼잣말로, 피해 아동을 지칭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심도 무죄 판단의 근거를 뒤집거나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다며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a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