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미 무역흑자 2000억달러 줄여라"…중국에 통첩

기사등록 2018/05/04 18:08:15

첨단산업에 대한 정부지원 중단도 요구

【베이징=AP/뉴시스】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왼쪽 두번째)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왼쪽 세번째)이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벌이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8.05.04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이 중국에 2020년까지 대미 무역흑자를 최소 2000억 달러(약 215조원) 축소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또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지원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3~4일 열린 미중 무역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중국에 이런 내용을 담은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표단은 미중 무역 관계 개선을 위한 8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1~2년 안에 수정할 것을 중국에 요구했다. 세부 안에 대해서는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문건에서 미중 무역관계가 “심각한 불균형(significantly imbalanced)”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대 중국 서비스 판매 및 투자가 “대단히 제한적(severely constrained)”이라고 적시했다. 또 중국의 산업정책이 미국에 심각한 경제·안보적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8가지 요구사항 중 하나는 2020년까지 대미 무역흑자를 2000억 달러 줄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37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매년 1000억 달러씩 줄여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미측 문건은 중국 정부가 자국 첨단기술 기업체에게 보조금 지급 등 모든 종류의 지원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이제까지 ‘양적 제조업 강국’에서 탈피해 ‘질적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중국제조 2025’은 중국의 10대 핵심 육성 산업으로 ▲5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IT) ▲로봇 및 디지털기기 ▲항공우주 ▲해양엔지니어 및 첨단기술 선박 ▲선진 궤도교통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장비 ▲농기계 장비 ▲신소재 ▲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을 선정했다. 당시 중국 국무원이 발효한 '중국제조 2025' 행동강령은 이 분야의 산업들을 2025년까지 세계 1~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건은 또 "민감하지 않은 분야의 관세는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보다 높지 않은 수준까지 낮출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지적재산권 문제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이 3~4일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전면적인 협상을 벌였다. 미국 협상 대표단으로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을 비롯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미국의 경제·통상 사령탑들이 총출동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4일 미중 무역협상이 끝난 이후 양국 최고위급 경제관리들이 무역 갈등을 둘러싸고 이틀간 협상을 진행한 결과, 일부 문제에 대해선 인식을 공유했지만 비교적 큰 의견차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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