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김정은, 만찬사서 "불신·대결 역사에 종지부"…역대 만찬사는?

기사등록 2018/04/27 21:18:18

김정일, 1·2차 정상회담 당시 공식 만찬사 안 해

DJ "민족의 밝은 미래 보여…서울에서 만나자"

盧 "피는 물보다 진해…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판문점=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제주도 오연준군의 '고향의 봄'을 들은 뒤 박수치고 있다. 2018.4.27. amin2@newsis.com
【고양=뉴시스】판문점 공동취재단 김난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평화의집 3층에서 진행된 공식 환영만찬에서 "온 겨레의 공통된 염원과 지향과 의사를 숨기지 말고, 불신과 대결의 북남 관계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함께 손잡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공식 만찬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00년과 2007년에도 남북 정상은 정상회담 기간 공식 만찬을 진행했지만,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만찬사를 하지는 않았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6월14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지만 직접 만찬사를 하지 않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만찬 답사를 넘겼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7년 2차 정상회담 당시엔 만찬엔 참석하지 않고 마지막 날인 10월4일 열린 환송오찬에만 참석했다.

  반면 평양에 초청돼 갔던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남북이 한민족임을 강조하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소회를 밝혔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14일 평양시내 목란관에서 진행한 만찬에서 "이제 비로소 민족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화해와 협력과 통일에의 희망이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한민족 한겨레다. 공동의 운명 속에 사는 민족"이라며 "성의를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안 될 일이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머지않아 통일에의 목적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북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과 이를 위한 당국 간 지속적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평화가 가득차고 한강과 대동강에서 번영의 물결이 넘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통일이 올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만찬사 말미에는 "김정일 위원장, 북쪽의 지도자 여러분, 서울에서 만납시다"라고 발언, 평양에서 이뤄진 제1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서울 정상회담'을 제의했었다. 그러나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3일 평양 중구역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뜨겁게 맞아주신 북녘 동포 여러분의 환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감격을 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김정일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당시 이뤄진 제2차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한 경제공동체와 경제적 협력관계 구축 필요성을 거론, "우리는 함께 번영을 누리면서 동북아시아에 협력과 통합의 질서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앞의 미래"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끝으로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가자"며 "세계사의 중심에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한 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한반도 평화번영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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