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PA청장, 사무실방음장치 전화부스 설치 연방법 위반 논란

기사등록 2018/04/17 01:50:57

EPA청장, 작년 4만3000달러 방음 전화부스 설치

美 연방법상 5000달러 이상 사용 의회 승인 필요

【워싱턴=AP/뉴시스】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청장이 2월 21일 워싱턴 환경보호청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는 모습. 프루이트 청장은 지구온난화 주범이 이산화탄소가 아니라는 발언을 해서 다른 기관과 과학계와 정면 충돌을 빚으며 사퇴여론과  압력을 받고 있다. 2017.03.10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스콧 프루이트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지난해 자신의 사무실에 방음장치가 되어 있는 전화부스를 설치하는데 4만3000달러(약 4616만원)를 사용한 것이 연방법에 위반된다는 연방정부 감시기구의 판단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정부책임사무소(GAO) 토마스 H. 암스트롱 소장은 16일(현지시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8페이지 분량의 서한에서 프루이트 청장이 지난해 사용한 4만3000달러는 금융서비스및일반정부세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5000달러 내에서 사무실을 꾸미는 것은 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없지만, 그 한도를 넘어서는 비용에 대해서는 승인이 선행되어야 한다. 

 톰 유달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것은 스콧 프루이트가 정부의 낭비와 사기, 남용 등으로부터 납세자들을 보호하는 윤리 규정들과 법들을 위반한 많은 사례들 중 단지 하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에는 미 연방 공직자윤리국(OGE) 국장 대행이 EPA 내 윤리국 책임자에게 최근 편지를 보내 프루이트 청장의 윤리 규율 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조치를 촉구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OGE는 당시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OGE 국장대행이 지난 금요일(6일) EPA에 (프루이트 청장의) 윤리문제에 관한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어폴 OGE 국장대행은 서한에서 EPA 윤리국의 케빈 미놀리 국장에게 프루이트 청장이 로비스트로부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집을 임대해서 살고, 자신의 결정에 반대한 직원들에게 보복을 한 것 등에 대해 검토해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다. 어폴 국장대행은 프루이트가 윤리규정을 위반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시정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라고 미놀리 국장에게 권고했다. 

 어폴 국장대행은 특히 서한에서 "미국 국민들은 윤리위반(행위)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고 적절하게 표명되는데 대해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프루이트 청장의 윤리 위반 문제가 명확하게 규명되고, 이를 근거로 처벌 여부가 결정되지 못할 경우 미국 국민들이 공직자의 윤리성을 신뢰하지 못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이다. 

 어폴 국장대행은 프루이트 청장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직원을 다른 직책으로 발령내고, 전용차를 타고 워싱턴 시내를 이동할 때 경호원들이 경광등과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데 대해 질책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매우 우려스럽다"고 서한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EPA의 통합성을 이 보다 더 효과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프루이트 청장은 워싱턴에 있는 콘도를 로비스트인 스티븐 하트 부부에게서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트 부부는 오클라호마 에너지 회사를 대신해 EPA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루이트 청장이 정부 소유 비행기를 자주 이용한 점도 논란거리가 됐다. 최근에는 자신의 최측근 보좌관 2명의 급여를 지나치게 대폭 올려줘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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