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정봉주 복당 가능할까…칼자루 쥔 추미애

기사등록 2018/03/16 05:00:00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중앙당 조직국장에게 복당 신청서를 제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3.15.since1999@newsis.com
  "잇따른 미투 파동에 복당 어려울 것" 관측
 18일 출마 공식선언…무소속 출마는 미지수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정봉주 전 의원이 15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복당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 복당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잇단 성추문과 미투 폭로에 큰 타격을 입은 민주당이 성범죄에 대해 불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한 만큼 사실상 복당은 어려울 것이라는 기류가 우세하다. 

  정 전 의원은 애초 이날 서울시당에 복당신청을 심사받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14일 "관례상 광역단체장 출마 목적으로 입당하는 경우 중앙당에 심사했다"면서 철회했다. 이어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중앙당에 복당신청서를 제출했다. 정 전 의원의 복당 여부는 최종적으로 추미애 대표가 결정하게 됐다.

  그는 프레시안에서 보도한 성추행 의혹은 당원자격을 상실하게 된 원인이 아니므로 복당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내용이 담긴 변호인 의견서까지 첨부하는 등 복당 승인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정 전 의원은 "제가 당적이 멸실된 게 금전문제나 정치자금법, 부정한 선거 때문이 아니라 당시 BBK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살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프레시안 허위보도는 복당과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은 탈당 사유와 복당 사유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심사과정에서 탈당 당시만 볼 수 없고 현재 기준에서 당에 누가 된다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지 등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은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당 중진위원도 "사실 여부를 떠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이상 당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당이 잇따른 미투 파동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서 정 의원의 복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보통 선거 앞두고 입당, 복당 신청을 하면 경선 참여 등 선거운동을 위해 당이 긴급하게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의 경우 성추행 공방이 계속되고 있어 당 지도부의  심사가 보류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중앙당에 복당 신청을 하면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대표가 결정한다.
 
  구체적으로 심사 결정은 복당 신청 접수 시 30일 이내에 처리하고, 그 결과를 20일 이내에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한다. 다만 기한 내에 가부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복당이 허가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즉 향후 30일 이내 정 전 의원의 복당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위원은 "정 전 의원의 경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이라 깊게 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몇몇 위원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서울시당 입장, 당원들의 의견, 국민 정서, 당 지도부 생각 등 여러 의견을 청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사안이 복잡하고 큰 경우에는 당규에 얽매지 않고 유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까지 보류하는 것은 당에 실익이 없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 30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복권을 시켜준 유일한 정치인인 만큼 당이 일단 복당을 승인한 후 지방선거 후보자 적격 심사에서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정 전 의원은 이날 "일단 복당을 시켜주고 당원으로서 당의 위신을 실추했다면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면 되고, 만약 제가 서울시장 후보 출마의사를 유지한다면 후보자격심사위원회에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 논란에도 서울시장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오는 18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에서 무소속으로 정정해 서울시 선관위에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복당이 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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