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내정된 래리 커들로는 '공급 중심 경제 정책(supply-side economic policies)' 의 열렬한 신봉자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커들로는 경제학자 아서 래퍼의 '프로테제(제자)'로 불린다. 그는 비록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지는 않았지만 1980년 래퍼와 함께 로널드 레이건 대선캠페인 팀에서 일하며 가까워졌고, 사실상 그의 제자가 됐다.
일명 '래퍼 곡선'을 만들어낸 래퍼는 1970년대 미국 공화당 등 보수파가 지지했던 '공급경제학'의 대표적인 학자로 꼽힌다. '공급경제학'은 조세감면을 통한 경제 확대를 주장한다. 소득세를 감면해주면 실질 임금이 상승해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이 늘어나고, 저축도 증가하며, 법인세의 감면은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커들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혁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신봉하는 공급경제학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커들로는 지난해 하원이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을 삭감하는 조세개혁안을 내놓자 찬사를 쏟아낸 바 있다.
공급경제학의 정책처방은 1980년대 초반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감세 정책으로 실행에 옮겨졌다.커들로는 실제로 1980년대 레이건 정부의 예산국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했다. 하지만 공급경제학이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국제수지 적자, 즉 이른바 쌍둥이 적자의 심화와 분배의 악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커들로는 프리스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지만 석사학위를 받지는 못했다. 그는 1980년대 레이건 정부의 예산국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했고, 뉴욕 연방은행과 베어스턴스를 거쳐 최근까지 경제매체인 CNBC에서 간판 경제 평론가로 활동해왔다. 1990년대에는 코카인 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본인은 이미 오래전에 마약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NYT는 커들로가 그동안 방송에서 경제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트럼프의 '치어리더' 역할을 했다고 꼬집었다.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NEC 위원장을 역임한 진 스펄링은 "NEC위원장의 기본적인 업무는 대통령이 경제각료들의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얻도록 만들고, 장기간에 걸친 경제문제를 대통령에게 매일 조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들로가 TV에서는 잘했는지 몰라도, 만약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관심사를 언론에 선전하는 사람 쯤으로 NEC 위원장을 여긴다면 너무너무 슬픈 일"이라고 우려했다.
aer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