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초청을 단번에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 정부 내 일각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한 김정은의 초청을 그 자리에서 받아들여 정 실장 등 한국 특사단은 물론 배석했던 미 관리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보좌관들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초청 수락 여부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및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좌관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보좌관들은 이렇게 서둘러 초청을 받아들이면 위험성과 부정적인 면이 발생할 수있다고 트럼프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조언들을 무시하면서 "하겠다. 하겠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정의용 실장 일행과 45분동안 만나면서 세계에서 가장 힘든 문제 중 하나인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한 힘들고 대담한 '외교적 도박'을 취하면서 조심성과 수십년에 걸쳐 지켜져온 관례들을 내던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줬듯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서도 '충동과 즉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NYT는 위험천만한 도박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예측불가능하고 불같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성향으로 봤을 때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NYT에 따르면, 정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 지나 해스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과 만나 북한 방문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그리고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가 합류했다.
한국특사단은 당초 9일까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집무실로 일행을 오라고 요청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 보좌진들은 이미 김정은의 트럼프 대통령 초청 카드를 예상하고 있었다. 정보기관들을 통해 관련 정보를 확보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해 한국 특사단이 내놓을 김정은의 초청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틸러슨 장관은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한국 특사단을 만나 그 자리에서 "예스"라고 답했고, 오늘 당장 백악관에서 공식 발표를 하자고 제안해 특사단을 놀라게 했다. 놀란 정 실장은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 실로 가서 발표문을 만들었고, 기밀 전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에게 "한국이 곧 중대발표를 한다"고 정보를 흘렸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간 만큼 일본 및 중국과의 사전 조율을 없었던 것으로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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