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4인 강제 수사…불법자금 통로로 의심
다스 소송비 대납 등 100억원대 뇌물 혐의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이명박(77)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민간 불법 자금 수수 혐의를 추가로 포착하고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매관매직·공천헌금·대보그룹 불법자금 의혹이 수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기존 다스 실소유주 문제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과 함께 이들 사건이 이 전 대통령 수사의 큰 줄기가 되는 모양새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전날 최시중(81)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천신일(75) 세중나모여행 회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소환 조사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송정호(76) 전 법무부 장관과 박영준(58)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이 전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검찰은 여러 민간 불법 자금이 이 전 대통령 측근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까지 자금이 전달되는 데 측근들이 통로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관련한 매관매직 뇌물 의혹, 김소남(69) 전 한나라당 의원이 연루된 공천헌금 의혹, 대보그룹 뇌물 의혹 등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 불법 자금이 2007년 대선 즈음에 모금된 점 등을 이유로 대선 자금으로 유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의혹마다 오간 것으로 보이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돈의 종착지를 찾고 있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물증 등을 통해 '윗선'으로 의심되는 이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결론 내리고 삼성이 대납한 다스 소송비용 60억원을 뇌물로 판단한 상태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을 국정원 특수활동비 4억5000만원 수수 혐의 피의자로도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사건 배경에 이 전 대통령 존재가 확인될 경우 혐의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이 연임 로비 등을 대가로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22억여원 등 민간 불법 자금 수수 혐의액을 포함하면 이 전 대통령 뇌물 혐의액은 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간 불법 자금 수수 혐의가 이 전 대통령 소환 시점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수차례 조사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만큼 혐의를 최대한 구체화하고, 본인 확인 작업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소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수사를 두고 정치보복 수사라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며 "불법 자금 수수 등 추가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개인 비리 수사로 사건의 결이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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