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서 남부 분리 변수…후티 반군·테러 조직 득세 우려

기사등록 2018/01/31 11:36:01
【사나=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예멘 사나의 건물들이 파괴돼 있다. 예멘에서는 후티 반군 이외에도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 간의 충돌이 최근 격화되고 있다. 2018.1.3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예멘 남부에서 정부군과 대립하고 있는 분리주의 세력이 임시 수도인 아덴을 장악하면서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예멘 내전에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예멘 남부의 분리주의자들은 아덴에 위치한 대통령궁에 이어 해안에 있는 주요 군기지까지 장악하고 아덴 대부분 지역의 통제권을 확보했다.

 예멘 남부의 독립을 주장하는 '남부 과도위원회'(STC) 산하 군대는 28일부터 예멘의 임시 수도인 아덴에서 정부군과 무장 대치 중이다. 적십자는 현재까지 4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STC는 아흐메드 빈 다게르 예멘 총리의 사퇴 등 정부 내각 개편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응하지 않자 움직임을 개시했다. 이들을 지지하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전투기 공습을 지원했다.

 다게르 총리의 거취는 불분명한 상태다. 그가 다른 정부 관료들과 안전하게 아덴을 떠날 수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와 아덴을 벗어날 뜻이 전혀 없다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

 STC를 이끄는 아이다루스 알주바이디는 프랑스 24 TV 아랍어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의 아랍 연합군에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남부 독립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남예멘과 북예멘은 1990년 통일했지만 남부 분리주의자들은 북예멘 위주의 통치에 반발해 재독립을 계속 주장했다. 예멘 내전으로 정부가  남부로 후퇴해 아덴에 임시 수도를 세우자 STC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이번 아덴 사태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 간의 복잡한 갈등 구조를 노출했다. UAE는 연합군에 참여하고 있지만 STC의 남예멘 독립 시도를 지지하며 압드라부 만수리 하디 정권과 부딪혔다.

 연합군은 성명을 통해 휴전을 촉구했다. 군은 "아덴의 안정과 안보 재구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아덴 내 모든 세력이 정치적 해법을 위한 대화를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예멘 내전 구도가 변화할 수 있다. 예멘에선 2015년 3월부터 이슬람 수니파 정부와 시아파 후티 반군 간 내전이 진행되고 있다.

 예멘 정부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모두 사우디 연합군과 함께 후티 반군에 맞서 왔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면 후티 반군이 이를 기회로 삼아 세력 확대를 시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군 내 사우디와 UAE의 권력 다툼이 심화하거나 아덴 외부로 분리세력과 정부의 충돌이 확산할 경우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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