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로 이사가자'는 말 듣고 싶다" 도지사 출마 시사

기사등록 2018/01/15 16:45:42
기자간담회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성남=뉴시스】 이승호 기자 =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15일 "성남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성남으로 이사가자'다. '경기도로 이사가자. 이사가고 싶다'는 상태를 만들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의 변으로 읽히지만, 이 시장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공식 출마 선언은 미뤘다. 

 이 시장은 이날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는 구성원이 일체감을 느끼고 공동체로 살게 말이 아닌 실천으로 통합해야 하는데 성남시를 통합한 점이 7년 8개월 재임 중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재명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다. 좋은 평판으로 대한민국 최고 책임자(대통령) 경쟁에 참여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혜택을 누렸다. 시민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섰지만, 촛불 혁명이 끝난 것이 아니다. 변화의 시작"이라며 "새로운 나라 만들려면 이번 지방선거가 분수령이다. 국민을 주권자로 존중하는 지방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지사 출마 여부를 묻는 잇단 질문에는 "아직 임기가 상당히 남았다. 100만 성남시민을 위한 시정을 단 하루도 놓기 힘들다"며 "(출마 선언이) 시급한 일도 아니고, 시정 공백 생기지 않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1300만 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주인(도민)에게서 선택을 받는 것인데, 개인 마음대로 (출마 여부를) 정한다고 될 게 아니다. 물 흐르듯이 때가 되면 (선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자유한국당 복당과 관련해 그는 "남 지사 중심으로 보수 후보가 정리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수는 이익, 진보는 이념과 가치로 결집하기 때문에 보수 쪽에서 연대든 단일화든 가장 강한 형태로 세력을 모을 것으로 봤다"며 "남 지사의 도정 지지율이 항상 절반을 넘는 등 높이 평가받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다만 "정치인이라면 자기 이익 쫓아 행보할 게 아니라,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보이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신념과 신조가 중요한데 아쉽다. 이상과 가치, 정체성이 명확하다면 빠른 속도로 옮겨 다닐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성남시장 기자간담회
얼마 전 남 지사가 복당을 결심하면서 '동탁 토벌 위해 조조가 되겠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자, 이 시장도 곧바로 SNS에 '남 지사는 조조 아닌 여포'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를 놓고  "조조는 인생 대부분 자기 세계가 있었다. 여포는 실력은 있지만, 남의 세계에 의탁해 살았다. 비하할 의도는 아니었고, 조조라니까 재미로 여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남 지사를 향해서는 또 "정책은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남 지사의 청년 1억 원 통장은 지속성이 없고 대상자도 너무 적다. 청년 지원책을 내는 것은 좋지만 과유불급"이라면서 "남경필표 버스 준공영제가 아닌 제대로 준비된 준공영제가 필요하다"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시장은 당내 경쟁 상대로 꼽히는 전해철 전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에 대해 "당이 공정한 경선 룰을 만들 것으로 본다. 당의 룰에 따르면 된다"며 "선거의 나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자중지란이다. 국민은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 전 위원장도 말했듯이 도지사직을 개인적인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생각 전혀 없다"며 "농사로 치면 대통령이나 도지사나 시장은 도구이다. 트랙터 있다고 농사 잘 짓나, 호미 하나만 가지고도 농사 잘 지으면 된다. 도구는 농사 맡긴 사람(국민)이 준다"고 했다. 

 이 시장은 "선거 국면이 되니까 누구 계파냐고 여러 말이 나오는데,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당원으로서, 개인 정치인으로서의 의무가 있다. 그래야 이재명의 미래도 있는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가장 돈 안들고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계다. 이 전략에 놀아나지 않고 하나의 팀으로 격려하고 작은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더 큰 목표를 향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에 자부심 같은 것이 '성남으로 이사가자'다. '경기도로 이사가자. 이사가고 싶다'는 상태를 만들면 좋겠다"며 "서울시보다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곳이 경기도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다는 말을 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고 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네이버와 시민단체 '희망살림', 시민프로축구단 성남FC의 유착 의혹으로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해 그는 "자금세탁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나. 시민축구단 스폰서 유치는 홍준표 대표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를 향해 "계속 이런 식이면 한 번에 훅 간다"고 말했다.

 jayoo20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