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은 있고 휴대전화는 없다" 제천참사 사라진 유류품 행방은

기사등록 2017/12/23 14:35:24 최종수정 2017/12/23 15:27:59
【제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사흘째인 23일 오전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유족대책위가 이근규 제천시장과 제천경찰서장, 소방대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7.12.23. kkssmm99@newsis.com
유족 "옷·신발·가방 멀쩡한데 왜 휴대전화만 없냐"
경찰 등 "발견 즉시 유족 등에게 모두 전달"

【청주=뉴시스】박재원 기자 = "왜 유류품 중에서 휴대전화만 빠져있습니까."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초기대응 부실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유족들이 사라진 휴대전화의 행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영상·사진·통화내역 등이 기록된 휴대전화가 유류품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유족 30명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사고 3일째인 23일 희생자 합동분향소(제천체육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휴대전화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주장은 2층 여탕에서 숨진 사망자 유족들에게 나왔다.

여탕에서 발견된 사망자 20명은 출입구나 탕 속에서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불은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으나 2층 여탕에는 불길이 크게 미치지 않았다. 주로 유독가스와 연기가 유입됐다.
 
탈의실과 로커 등 내부 집기류는 불에 훼손되지 않고 연기에 그을린 정도로 알려졌다. 유족들이 유류품으로 돌려받은 가방·옷·신발이 멀쩡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휴대전화만 유류품에서 빠져있다는 게 의문점으로 제시됐다.

【제천=뉴시스】인진연 기자 = 23일 국립과학수사원구원과 경찰 화재전문감식관 등으로 구성한 합동감식반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현장에서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17.12.23 inphoto@newsis.com
한 유족은 "고인의 옷·신발은 멀쩡한 상태로 전달받았는데 왜 휴대전화가 없느냐"며 "2층 목욕탕은 불에 타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휴대전화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다른 유족은 "지갑은 그을림도 없이 멀쩡한 상태로 돌려받았는데 지갑과 함께 로커에 넣어 둔 휴대전화는 그렇다면 어디 갔냐"며 "고인은 발견 당시 탕 속에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유족은 "처형이 조카와 숨지기 직전 통화했는데 그렇다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맞질 않느냐"며 "시신은 있고, 왜 휴대전화만 없느냐"고 따졌다.

소방당국은 감식과정에서 발견된 유류품은 경찰에 넘겨 유족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관계자는 "증거보전을 위해 현장에 있는 물건은 아예 손대질 않는다"며 "대신 유류품은 증거자료로 보관하지 않고 모두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넘겨받은 유류품은 유족이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직원에게 모두 돌려줬다"며 "현장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추가적인 수거물이 나오면 바로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경찰에 현재 보관 중인 유류품 목록이나 누구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줬는지 명단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목록이나 명단은 없다고 밝혔다.

 pjw@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