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해범들, 이젠 남 탓…서로 "책임 없다"

기사등록 2017/12/20 16:26:04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주범 김모양(오른쪽)과 공범 박모양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20. stoweon@newsis.com
범행 공모 여부 둘러싸고 법정서 공방
주범·공범, 쌍방을 증인으로 각자 신청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인천 8세 초등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체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10대들이 공모 여부를 둘러싸고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양측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서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열린 주범 김모(17)양의 사체유기 등 혐의 및 공범 박모(19)양의 살인방조 등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박양 측 변호인은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양 측은 의견서를 통해 "김양은 사이코패스여서 소위 '묻지마 범죄'가 가능한데, 박양은 정상인이어서 그런 범죄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했다.

 또 "박양은 살인을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로 생각했다"며 "김양에게서 사체 일부를 받았을 때도 모형으로 알았다"며 범행 인지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며 "판타지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체가 없는 것인데, 모형으로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실체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의료용 모형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며 "가담하지 않았다면 사체를 받고 화장실에서 확인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양의 혐의 부인에 김양은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들썩였다. 박양은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에 미동 없이 정면을 응시했다.

 김양 측은 "박양의 영향으로 범행에 이르렀다"며 "박양에 대한 증인신문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양 측도 김양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일단 채택 여부를 보류하겠다"며 "김양 정신감정에 참여한 전문의들의 의견을 먼저 들은 뒤 결정하겠다"고 정리했다.

 또 다음 기일에 범행 전부터 김양의 심리 치료를 맡은 의사와 정신감정에 관여한 의사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김양은 지난 3월29일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A(당시 8세)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양은 살인 계획을 공모하고 김양으로부터 주검 일부를 건네받아 훼손한 뒤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양은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면서 "범행 직후 사체 일부를 옮기기 쉽게 훼손했고, 범행 전후 행동으로 볼 때 우발적이지 않았다"며 김양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박양에 대해서도 "범행 당시까지 김양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했다"며 "범행 전후 정황 등을 볼 때 공모관계를 인정하는 김양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김양 등의 항소심 3차 공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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