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속수무책" 잇단 크레인 사고에 애끓는 현장

기사등록 2017/12/10 17:56:59 최종수정 2017/12/10 19:57:55
【용인=뉴시스】이정선 기자 = 지난 9일 경기 용인시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작업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10일 오후 경기 용인 해당 사고현장에서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2017.12.10. ppljs@newsis.com
【용인=뉴시스】 이승호 이준석 기자 =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달아도 대안이 없습니다. 크레인차량으로 대체하려면 몇 배 이르는 비용과 작업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합니다."(중소 공사현장 관계자)

 "크레인 차량으로는 턱도 없습니다. 5t 이상 무게를 감당할 차량을 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차량도 안전한 게 아닙니다."(대형 공사현장 관계자)

 10일 오후 경기 용인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 현장에서 8㎞ 정도 떨어진 병원 신축 공사장. 휴일인 데다가 궂은 날씨 탓으로 현장 한가운데에 높이 30m 정도로 설치된 타워크레인은 멈춰 있었다.

 당장 다음 날부터 타워크레인 작업을 해야 하는 이 현장 관계자는 전날 물류센터 공사장에서 발생한 사고 소식에 이만저만 마음이 무거운 게 아니었다.  

 현장 관계자 A씨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여서 한 달 뒤 타워크레인을 해체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좀 더 써야 하는데 코앞에서 큰 사고가 나니 대안도 없고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전체 1570㎡에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병원 건물을 짓는 이곳은 비교적 중소규모 현장이어서 타워크레인 대신 크레인 차량을 쓸 수도 있지만, 이 관계자는 손사래를 쳤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과 작업 공간.

 이 현장에서 쓰는 35m짜리 타워크레인의 사용료는 설치와 철거비를 제외하고 한 달 임대료가 1000만 원 정도인데, 크레인차량은 이 정도 공사 규모면 하루에 100만~150만 원짜리를 빌려야 한다. 1년 정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비용 차이는 두 세배나 된다.    

 또 크레인차량은 정차·고정할 공간이 필요한데, 이 현장은 왕복 8차로로 둘러싸인 탓에 현장 밖 도로 4차로까지 침범해 차량을 고정해야 한다. 이를 해당 관청이 용인할지도 의문이지만, 교통 체증 등 온갖 민원에도 시달려야 한다.  
    
【용인=뉴시스】 용인의 한 아파트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A씨는 "안전사고 없게 현장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하루빨리 타워크레인을 철거하는 게 위험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했다.

 타워크레인 다섯 대가 설치된 또 다른 현장. 전체 1600세대를 수용하는 아파트 11개 동을 짓는 이곳도 타워크레인이 멈춰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관리자들은 인근의 큰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발생하지 않게 휴일에 나와 크레인을 점검하고 크레인 기사 관리·감독 방안을 재정비했다.

 공사과장 B씨는 전날 사고가 난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B씨는 "앞으로 1년은 더 (타워크레인을) 써야 하는데, 어떤 사고인지 알아야 우리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현장에 가봤다"며 "우리가 설치한 타워크레인은 반경 70m 넘게 커버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안전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대규모 현장인 이곳에선 타워크레인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했다. 크레인차량으로는 현재 타워크레인이 처리하는 5t~7t짜리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사고 현장을 둘러본 공사과장 B씨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볼트 미조임'에 주목하고, 기사와 작업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할 예정이다. 

【용인=뉴시스】이정선 기자 = 지난 9일 경기 용인시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작업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10일 오후 경기 용인 해당 사고현장에서 과학수사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2017.12.10. ppljs@newsis.com
B씨는 "타워크레인 기사실 바로 아래는 유압 장치가 있다. 유압에 의해 물체를 드는데, 인상작업 때 작업자들이 속도를 내기 위해 이 장치에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러면 'T'자 형태의 크레인이 팔 부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물류센터의 것처럼 앞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로 움직이지 말아야 할 팔 부분이 볼트 불량이나 제대로 조이지 않은 탓에 풀리면서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 원인을 놓고 다른 견해도 있다.

 용인의 한 25층짜리 오피스텔 건물 공사현장에 타워크레인을 빌려주는 C업체 관계자는 "크레인 노후화가 문제이고 이를 제재할 규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사고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가 연식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일본이나 독일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연식 제한이 없는 대신, 10~20년 정도 되면 리폼 해 새 제품처럼 사용하게끔 규제한다"며 "우리나라는 리폼이나 정비할 규제 자체가 없다. 공사 전에 이를 점검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노조가 워낙 강성이어서 정비는 고사하고 그들 인건비 챙겨주기가 바쁜 측면도 있다"고 했다.  

 jayoo2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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