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트럼프 주니어, 힐러리 이메일 유출 관련 뒷거래?

기사등록 2017/11/14 10:53:10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6월5일 뉴욕에서 트럼프 호텔의 확장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9일 지난해 6월9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타격을 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크렘린과 연계된 러시아 변호사를 만났다는 뉴욕 타임스(NYT) 9일자 보도를 반박하는 성명에서 사실상 러시아와 트럼프 선거진영 간 공모를 시인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대통령 측에 불리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2017.7.10
【워싱턴=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미 대선 기간 중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선거운동 진영의 이메일 누출 및 다른 문제들에 대해 위키리크스 측과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 '디 애틀랜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틀랜틱은 트럼프 주니어가 위키리크스 측에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트윗을 부각시킬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직접 보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해 미 대선 중 클린턴 후보의 민주당 선거진영의 이메일 메시지 등을 유출시켰었다.

 이 같은 보도에 민주당은 트럼프 주니어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보도는 트럼프 선거진영의 고위 관계자들이 외국으로부터의 지원을 받아들이려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블루멘탈 민주당 상원의원도 상원 법사위원회가 관련 문건들을 제출받고 트럼프 주니어로부터 증언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주니어와 위키리크스 간 접촉을 처음 보도한 디 애틀랜틱에 따르면 첫 접촉은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9월20일 '반(反)트럼프 성향의 웹사이트 푸틴트럼프닷오르그(putintrump.org)가 한 정치행동위원회(PAC)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이 사이트의 패스워드를 알려줄 것을 요청하며 시작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하루 뒤 "패스워드는 알지 못하지만 알아보겠다"고 답신을 보냈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측 변호사와 만났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나올 때까지 10개월 간 양측 간 연락이 계속됐다. 위키리크스 쪽에서 트럼프 주니어에게 언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을 키울 것 등 트럼프 승리를 위한 제안이나 자료 요청을 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고 트럼프 주니어는 상당부분 대응하지 않았지만 어쩌다 자신들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내용들에 대해선 대응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은 트럼프 주니어가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는 의회에 제출한 문건들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트럼프 주니어측은 비공개를 조건으로 이를 제출했지만 애틀랜틱이 이를 입수해 보도한 것이다.

 아무튼 지난해 7월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당시 경합 중이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대신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메일 내용을 누출시킨 것은 미 대선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위키리크스와 트럼프 주니어 간에 오고간 메시지들은 위키리크스가 러시아의 사주를 받아 민주당 이메일을 누출시켰다는 의혹을 부르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자신들이 반클린턴 성향이 아니라 공정하며 믿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트럼프의 납세 신고를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며 이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키리크스 측은 또 트럼프가 당선된 후인 지난해 12월에는 트럼프에게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주미 호주 대사로 임명해줄 것을 호주 정부에 요청해달라고 트럼프 주니어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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