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노동계 '노발대발' 외치며 복분자 건배

기사등록 2017/10/24 21:27:34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한 후 복분자주를 마시고 있다. 2017.10.24. photo1006@newsis.com
'노발대발(노동자 발전해야 대한민국 발전)' 건배사에 文대통령 웃음
 차담회에는 평창 수국으로 만든 동계올림픽 홍보용 홍차 올라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24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은 '노발대발'이란 이색 건배사 속에 시작했다. 건배주는 가을철 원기를 돋우는 붉은빛 고창 선운 복분자술이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 만찬 장소인 청와대 본관 충무실. 문 대통령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먼저 건배사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초청에 감사 뜻을 전하면서 건배사 '노발대발'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노발대발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란 뜻이다. 한편으로는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란 의미"라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하하하'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제가 '노발'하면 '대발'해주십시오. 노발!"이라고 외치자 만찬장은 '대발!'이란 후렴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저녁 만찬 메뉴는 1970~80년대 청계천 노동자들의 보양식으로 발전한 콩나물밥, 추어탕, 가을 전어였다. 콩나물밥은 전태일 열사가 좋아하던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노동계 대표단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청와대는 이날 전태일 열사가 즐겨먹었던 콩나물밥과 추어탕, 해외 정상에게 선물로 증정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차 '평창의 고요한 아침'을 준비했다. 사진은 만찬 테이블에 오른 콩나물밥과 추어탕. 2017.10.24.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추어탕은 1932년부터 운영되어온 청계천 추어탕 식당 '용금옥'에서 직접 공수해왔다. 용금옥은 1973년 남북조절위원회 참석 차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위원장이 우리 대표단에게 "용금옥의 추어탕 맛은 여전합니까"라고 물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저녁 만찬에 앞서 식전 차담회에 쓰인 홍차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용으로 특별히 만들어진 '평창의 고요한 아침(SERENE Morning of Pyeongchang)'으로 이날 첫 선을 보였다. 구한말 조선을 여행한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Morning Calm)'라고 표현한 데서 이름을 착안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노동계 대표단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청와대는 이날 해외 정상에게 선물로 증정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차 '평창의 고요한 아침'을 준비했다. 2017.10.24.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이 홍차는 강원도 평창 해발 700m 발왕산에서 자란 수국에 레몬그라스, 쟈스민차, 캐모마일, 로즈, 콘플라워, 마리골드를 혼합한 블렌딩 기술로 만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을 만날 때 선물할 차인데 올림픽 관심과 노동계 예우 취지에서 오늘 처음 보인다"며 "블렌딩 차는 중국 표현으로 '병배(倂配)'라고 한다. 오늘 이 자리가 우리 노사 문화에 '새로운 병배차'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으로서 뜻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초청 노동계 만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참석자, 장하성 정책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반장식 일자리 수석,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 박수현 대변인 등 청와대 참석자들이 자리했다.

 양대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에서 "청와대가 만찬 행사에 민주노총 산별 조직과 산하조직 참가를 강행하고, 노사정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배석시키려 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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