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담회에는 평창 수국으로 만든 동계올림픽 홍보용 홍차 올라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24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은 '노발대발'이란 이색 건배사 속에 시작했다. 건배주는 가을철 원기를 돋우는 붉은빛 고창 선운 복분자술이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 만찬 장소인 청와대 본관 충무실. 문 대통령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먼저 건배사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초청에 감사 뜻을 전하면서 건배사 '노발대발'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노발대발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란 뜻이다. 한편으로는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란 의미"라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하하하'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제가 '노발'하면 '대발'해주십시오. 노발!"이라고 외치자 만찬장은 '대발!'이란 후렴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저녁 만찬 메뉴는 1970~80년대 청계천 노동자들의 보양식으로 발전한 콩나물밥, 추어탕, 가을 전어였다. 콩나물밥은 전태일 열사가 좋아하던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저녁 만찬에 앞서 식전 차담회에 쓰인 홍차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용으로 특별히 만들어진 '평창의 고요한 아침(SERENE Morning of Pyeongchang)'으로 이날 첫 선을 보였다. 구한말 조선을 여행한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Morning Calm)'라고 표현한 데서 이름을 착안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을 만날 때 선물할 차인데 올림픽 관심과 노동계 예우 취지에서 오늘 처음 보인다"며 "블렌딩 차는 중국 표현으로 '병배(倂配)'라고 한다. 오늘 이 자리가 우리 노사 문화에 '새로운 병배차'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으로서 뜻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초청 노동계 만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참석자, 장하성 정책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반장식 일자리 수석,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 박수현 대변인 등 청와대 참석자들이 자리했다.
양대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에서 "청와대가 만찬 행사에 민주노총 산별 조직과 산하조직 참가를 강행하고, 노사정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배석시키려 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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