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권고를 계기로 조만간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과의 협의를 통해 조속히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원전 수출 등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가 공사 재개 결정을 내리면서 공사에 참여했던 1700여개 업체와 약 1만2800명의 근로자들은 빠르면 이달 24일부터 일터로 복귀할 전망이다.
신고리 5·6호기는 지난해 6월에 착공해 올해 5월말 기준으로 종합 공정률이 28.8%(시공 기준 11.3%)에 달했다. 지난 7월 23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약 3개월만에 복귀다.
이날 시공사들은 공론화위 발표된 직후 긴급회의를 열어 공사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인력운용 계획을 검토하는 등 후속 절차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는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따냈다. 총 사업비는 8조6000억원이다. 2015년 세 회사는 컨소시엄을 꾸리고 낙찰가 1조1775억원에 공사를 수주했다. 지분은 삼성물산이 51%(약 60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두산중공업 39%(약 4800억원), 한화건설 10%(약 1200억원) 등이다.
원전 사업은 설계, 기기 제조, 설비 공사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두산중공업은 원자로·터빈·발전기 등 주기기를 공급한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설비 공사를 진행한다.
삼성물산은 "24일 국무회의의 최종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발주처인 한수원과 협의해 추후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역시 "공사재개가 재개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한수원은 자재·장비 보관 등 현장 유지관리비용, 공사 지연이자, 추가 인건비 등 손실보상을 위해 1000억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신규 원전을 짓지 않기로 하면서 향후 원전 관련 업체의 수익구조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정책을 변화키로 하면서 원전축소 방침을 권고키로 했다.
이로 인해 당장 경북 울진과 경북 영덕에 지을 예정이었던 신한울원전 3·4호기와 천지원전 1·2호기 발주가 불투명하다. 신한울원전 3·4호기는 올해 5월 착공해 2022년, 2023년에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시공 관련 설계용역 단계에서 멈춰있다.
이와 더불어 해외 원전 수출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세계 원전 시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한국도 기술력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미국도 1979년 발생한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이후 30년 넘게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아 원전 산업 기반이 붕괴됐다"며 "한국의 탈원전 정책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세계 원전 시장 장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km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