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14일부터 대규모 '자파드' 군사훈련

기사등록 2017/09/10 17:07:01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시리아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참가한 러시아군 특수부대에 상을 수여한 후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과 함께 차를 마시고 있다. 2017.5.25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오는 14일부터  초대형 합동군사훈련인 '자파드-2017'를 실시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물론 인접국 폴란드는 이번 훈련에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 EU) 회원국들의 군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군 솅겐조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 7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열린 EU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유사시 병력과 군장비를 역내에서 이동하기가 너무나 힘들다면서 '군 솅겐조약' 이 거론됐다는 것이다.  

  '자파드-2017' 훈련은 '서방국가의 침략'을 상정해 치러지는 것으로, 러시아 서쪽 국경지역과 벨라루스 대부분의 지역, 그리고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러시아 령 칼리닌그라드에서 진행된다. '자파드'란 단어 자체가 '서방'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공개된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베스바리아, 루베니아, 베이슈노리아란 가상 국가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공격해오는 것으로 설정돼있다. 베스바리아와 루베니아는 발트해 지역에 자리잡고 있고, 베이슈노리아는 벨라루스 서쪽 그로드노에 있는 것으로 돼있다. 결국 이번 훈련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겨냥한 군사훈련인 셈이다. 2009년 훈련 때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대한 핵공격을 상정했고, 2013년 훈련 때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을 겨냥한 가상의 폭격작전이 진행됐다.

 독일 도이체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4년만에 시행되는 이번 '자파드-2017'훈련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인 약 1만 2700명, 전투기와 헬리콥터 약 70기, 탱크 280대, 포 200대, 전함 10척 등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은 '자파드-2017'에 참여하는 병력이 10만명에 이른다는 정보가 있다며 국제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 국제협약에 따르면, 1만3000명이 넘는 군사훈련을 할 경우에는 정확한 인원을 국제기구 또는 주변국에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9일 폰 데어 라이엔 장관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번 훈련은 '방어용 훈련'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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