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생계형 절도 50대 장애인 지원

기사등록 2017/09/10 11:35:14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시 광산구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마트에서 절도를 한 50대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10일 광주 광산구와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18일 광주 한 마트에서 복숭아와 장어, 한우양지 1팩, 문어 등 식품 7개(8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절도)로 경찰에 입건돼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조사 결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평소 먹고 싶었던 식품을 가방에 담아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4급 지체장애인인 A씨는 어릴 적부터 앓아온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A씨는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남매와 떨어진 채 광주 한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해왔다.

 A씨는 11년 전 장애인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우울증에 걸렸고, 약을 먹지 않으면 잠들지 못했다. 불편한 몸으로 단순 잡무도 할 수 없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으로만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A씨는 지난달 아들이 휴학을 하면서 생계비 일부를 지원받지 못했다.

 A씨는 그동안 받아온 수급비를 자녀들에게 부친 뒤 빚을 갚는 데 써왔다.

 자녀들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고, 가족끼리 외식 한 번 해 본 적이 없었다. 

 푼돈을 들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간 A씨는 먹고 싶었던 음식을 보고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

 지난해에도 생계형 절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A씨는 경찰에 "최근 TV 프로그램 출연진이 장어와 소고기를 먹는 모습을 보고 대리만족했었다. 너무 먹고 싶고, 자녀들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어서 순간 나쁜 마음을 먹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 광산구 수완동주민센터에 딱한 사정을 공유했다.

 수완동주민센터는 A씨와 상담을 통해 자녀의 고시원 비용 50만원을 우선 지급키로 했다.

 이어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각종 후원단체와 협의해 A씨의 자녀들의 1학기 등록금과 추석 명절 후원 물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완동주민센터 관계자는 "A씨에게 맞춤형 복지팀을 연계,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복지 사각지대를 꾸준히 발굴해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sdhdrea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