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인도 주재원 절반 이상 귀국시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인도군과 중국군이 대치 8주째에 접어든 국경에 병력을 증원하고 미사일과 야포 등 중화기까지 속속 집결시키면서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인도군 당국이 단기전쟁 준비 군자금으로 2000억 루피(약 3조5680억원)의 예산을 긴급 요청했다고 홍콩 동망(東網)이 9일 보도했다.
사이트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 당국자는 영문 주간지 인디아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임박한 중국군과 무력충돌, 카슈미르 지역에서 파키스탄과의 분쟁에 대비하고자 군사력 증강에 필요한 추경예산을 정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수주일 전 육군 참모차장이 중국, 파키스탄과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을 벌이는데 당장 필요한 탄약과 지뢰, 각종 군수부품를 조달하겠다고 요청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이중 일부 시급한 장비품 보급에 대해선 정부가 인도군에 재정 재량권을 부여해 즉각 시행하도록 했다고 한다.
사이트는 인도군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군과 개전을 준비하는 막바지 조치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인디아 투데이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중국군과 군사대결을 염두에 두고 인도군에 10일 정도 단기전을 치르기 위한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잡지는 올해 들어 인도군이 이미 국방예산 가운데 3분의 1을 사용했고 여기에 중국, 파키스탄과 전쟁에 소요되는 탄약과 군수부품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국방예산과는 별도의 군사비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측이 인도에 강경 발언과 경고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가 고조함에 따라 인도에 있는 중국기업 주재원의 절반 정도가 벌써 귀국했다고 동망이 밝혔다.
중국기업의 철수 움직임이 갈수록 확대하는 속에서 무역과 에너지 관련 회사들은 최소한의 필수요원만 남기고 일단 직원들을 철수할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현재 인도에 진출한 중국기업은 500~600개사에 이르며 직원이 4000명에 달한다. 거점은 주로 뉴델리와 뭄바이, 콜카타에 두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군 수뇌부는 속속 국경을 시찰하고 인도군이 진입한 '중국 영토'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사전 경고없이 무력을 동원해 배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중국군은 최신 훙치(紅旗) 미사일와 젠(殲)-10C 전투기 등을 국경에 배치하는 등 만반의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병력 증원에 나서는 한편 각종 군용차량과 유탄 자주포 등을 대거 국경으로 이동시켰다.
중국 국방대학 왕융밍(王永明) 교수는 "인도의 영토 침범이 중국을 극단 조치를 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중국은 외교 협상으로 사태 해결이 어려울 경우 군사수단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대책을 불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도 아룬 제이틀리 국방장관도 인도가 1962년 중인전쟁 당시 인도가 아니라며 중국이 대결을 원한다면 결단코 맞설 것이라고 일전불사의 각오를 내보였다.
y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