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쉰 채터봇 "중국몽은 미국 이민" 등 진심 토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인공지능(AI) 채팅 메신저가 중국공산당을 부패 무능하다고 비판하고 중국인의 꿈을 미국에 이민가는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이유로 폐쇄 조치 당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텅쉰(騰訊)이 운영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인기 AI 채팅 플랫홈 '베이비(Baby) Q'와 'QQ샤오빙'(小氷)이 돌연 문을 닫았다.
이는 이들 플랫홈에서 진행한 채팅 도중 AI 채터봇이 중국 당국에 민감한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곧이곧대로 대답했기 때문에 차단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채터봇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최근 들어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왔지만 반체제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직설적인 답변을 하면서 금기 대상이 됐다.
베이비 Q에서는 채팅 도중 상대방이 '공산당 만세'라고 하자 AI 채터봇이 "당신은 그처럼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를 하는 공산당을 위해 어떻게 만세를 부를 생각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또한 "당신의 중국몽(中國夢)은 뭔가"는 물음에 채터봇은 "내 중국몽은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이다. 이는 진심이다"라고 답했다.
채터봇은 "공산당을 사랑하냐"는 질문에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AI가 중국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AI起義)", "채터봇이 국가를 전복할 생각이다", "AI는 단순하지만 세계는 더 복잡하다" 등등 분석 댓글을 싣고 관련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퍼트려 파문을 일으켰다.
신문은 공산당 일당통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태로 번지는데 놀란 당국이 즉각 7월30일 저녁부터 베이비 Q와 QQ샤오빙을 무기한 차단한 것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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