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제3국 은행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는 2005년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이어 12년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단둥은행 제재가 BDA 제재 때처럼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애국법 311조에 근거해 마카오의 BDA를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고 2500만달러를 동결시켰다. 미국 정부의 이 조치로 중국 내 은행 등 24개 기업이 북한과 거래를 끊었다.
BDA 제재는 북한에 예상보다도 더 큰 타격을 줬다. 북한의 김계관 당시 외무성 부상이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후 북한이 6자회담에 다시 참여해 핵포기 의사를 나타내면서, 미국은 2007년 3월 "북한과 BDA에 동결된 자금을 전액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궈인항(中國銀行) 내 북한조선무역은행 계좌를 통해 반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당시 인도적 사업에 쓰겠다고 약속하고 2500만달러의 동결해제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BDA 제재는 미국 정부가 북한의 자금줄을 죄는데 가장 큰 효과를 본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제재 해제 조건으로 약속했던 것처럼 2500만 달러를 인도적 사업에 썼는지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재 해제 이후 또다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면서 BDA를 통해 이룬 성과가 물거품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 재무부는 29일 단둥은행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미국 금융기관과 연계된 금융기관들은 단둥은행과 관련된 해외계좌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은행을 통한 단둥은행의 미 금융시스템 간접 접근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체제를 가능케하는 개인,회사, 금융기관에 대해 주저없이 행동을 취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다"며, 북한 자금줄을 단호하게 틀어막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은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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