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퍼시픽랜드 가는 큰돌고래 '태지' 상황 어이없어"

기사등록 2017/06/20 15:37:05

퍼시픽랜드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 논란
"사육돌고래에 대한 정책적 배려 전혀 없어"
"서울대공원, 태지 소유권 넘기면 책임 방기"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동물단체는 20일 서울대공원에 마지막으로 남은 큰돌고래 '태지'가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으로 논란이 됐던 수족관인 제주 퍼시픽랜드로 가게 된 것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이날 논평에서 "사설 돌고래 공연업체인 퍼시픽랜드는 2011년 7월에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를 제주 바다에서 20년간 불법 포획해왔음이 드러났다"며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돌고래들이 몰수된 곳"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돌고래 학대의 대명사로 알려진 퍼시픽랜드로 태지를 보내는 것은 서울대공원이 얼마나 돌고래 문제에 대해 단순하게 대처해왔는지 보여준다"며 "서울대공원은 태지라는 개체의 건강을 생각해 퍼시픽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사육돌고래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나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전혀 없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대공원이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사설업체로 돌고래 소유권을 넘겨버린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방기에 지나지 않으며 지금까지 돌고래 야생방류 거둔 성과를 모두 퇴색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며 "돌고래 불법포획 업체와 손을 잡은 공범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면 서울대공원은 2년 이내에 돌고래 바다쉼터를 만들고 태지를 그곳으로 보내겠다는 약속을 서울시민들에게 당당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태지가 처한 어이없는 상황을 통해 한국 사회는 공연 및 전시용 돌고래 수입을 해왔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태지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위탁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지금 즉시 사육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를 만들고 그곳으로 보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mstal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