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대교' 청주 문의교 투신 방지대책 마련 부심

기사등록 2017/06/20 15:41:30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도가 '자살 대교'라는 불명예를 안은 청주 문의교 투신 방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일 도에 따르면 이시종 지사는 전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더는 투신자살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의교 난간을 정비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덕유리 국가지원지방도 32호선 대청호 구간에 1980년 건설한 문의교는 왕복 2차선 폭 10m, 길이 255m 규모다.

 교량 개통 이후 지난 7일 투신한 청주시청 소속 A사무관까지 그동안 3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양하지 못한 사체까지 고려하면 실제 투신자살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자살 사건이 매년 잇따르자 청주시는 CCTV 2개와 추락 감지센서 8개를 문의대교에 설치했으나 예방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의 지시에 따라 도는 문의교 난간에 철망 등 안전 펜스를 성인 키 보다 높게 설치해 투신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설계하중이 32.4t에 불과한 문의교 양쪽 난간에 이같은 철제 구조물을 만들면 교량이 버틸 수 있는 차량 통행 하중이 25.4t으로 줄게 된다.  문의교의 하루 평균 자동차 통행량은 2711대다.

 올해로 37살이나 된 문의교는 최근 정밀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섣불리 구조물을 설치하다가는 교량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도의 판단이다. 철망 펜스의 무게는 44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도 관계자는 "서울 마포대교 등 자살 방지 시설을 벤치마킹해 최소 무게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안전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살 대교 오명을 씻어낼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bclee@newsis.com